관성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관성의 법칙"은 물체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로, 물리학에서 기본적인 원리로 알려져 있죠.

그러나 이 법칙은 단순히 물리적 대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도 강하게 작용하죠. 우리는 익숙한 환경과 행동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심리적 관성을 일상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아요.
지하철 좌석 변화와 심리적 관성
지하철에 탈 때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죠?
바로 의자에 앉는 것입니다. 회사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지치는 아침 시간, 퇴근 시간에 지하철에 앉아서 가는 것과 서서 가는 것은 그날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죠.

그러나 최근 4호선과 7호선 일부 칸에서 좌석을 없애 혼잡도를 줄이려던 시도는 심리적으로 승객들에게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어요. 이는 단순히 좌석의 유무를 넘어,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심리적 불편함과 연결된 일이었죠.
2018년, 일부 지하철 노선에서 새로운 좌석 배치가 도입되었을 때, 기존 양쪽 벽면에 길게 배치된 좌석에 익숙했던 승객들은 변화에 많은 불편함을 느꼈죠. 중앙에 배치된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구조는 서 있는 공간을 줄이고 탑승 인원을 제한하며 이동 효율성과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쳐 많은 승객에게 심리적·신체적 불편함을 유발했어요.
지하철 의자 재질 변화와 위생 문제

지하철 의자는 처음엔 푹신한 직물 소재로 제작돼 편리했지만,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안전성과 위생 문제가 제기되며 변화를 겪어왔어요. 화재 위험성과 위생 문제로 인해 푹신한 직물 의자는 스테인리스 같은 딱딱한 재질로 교체됐고, 이후 플라스틱 소재로 전환 중이죠.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했지만, 푹신한 의자에 익숙했던 승객들에겐 차갑고 불편한 재질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죠.
흥미롭게도 푹신한 의자도 위생 문제로 불안을 초래하며 심리적 저항을 보여줬어요. 인간은 익숙한 환경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 환경이 변화하면 혼란과 불편을 느끼며 강하게 저항하죠. 변화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려면 충분한 수용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이처럼 관성은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브랜드 경험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해요. 소비자는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며, 갑작스러운 변화는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본문에서는 지하철 의자 사례처럼 관성 작용의 실패로 이어진 미떼 광고와 심리적 관성을 극복하고 변화에 성공한 ‘고프코어(Gorpcore)’ 패션의 유행에 대해 살펴볼 거예요.
잔망루피 x 동서식품 ‘미떼’ 광고
먼저 인간의 관성 중 실패 사례를 알아볼까요?
미떼는 오랫동안 가족 간의 사랑과 따뜻한 온기를 연상시키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어요. 기존 광고는 포근하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겨울철에 온 가족이 함께 마실 수 있는 차"라는 관성을 형성해왔죠.

[이미지 설명: 줄서 기다리던 붕어빵이 내 직전에 전부 팔려버리고(‘붕어빵’편), 아껴둔 패딩을 언니가 입고 나가거나(‘패딩’편), 주말 약속을 묻는 이성 동료에게 기대감을 품었지만 대리 근무를 부탁받는(‘편의점’편)]
그러나 2024년 미떼 광고는 새로운 소비층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따뜻한 감성과는 다른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캐릭터 콜라보 전략을 도입했어요. 잔망루피 캐릭터를 활용해 일상 속에서 있을 법한 상황의 광고로 ‘미떼와 함께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완전 럭키미떼잖아!’라는 카피와 함께 녹여냈어요.

[출처: 미떼 2024년 - ‘럭키미떼’ 잔앙~! (편의점편) 댓글 중]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따뜻한 감성이 없어서 아쉽다”,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브랜드 본질을 벗어나 불편하다” 같이 기존의 관성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나타났죠.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연결고리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어요.
어떤 연결고리가 부족했던 걸까요?
실패 원인) 안정적인 변화 수용을 위한 시간 부족
기존 소비자들은 ‘아빠와 아들의 따듯한 대화' 같은 가족 테마의 광고를 원했어요. 하지만 원래의 감성을 깨며 갑자기 등장한 잔망루피 캐릭터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변화를 받아들일 시간을 주지 않았어요. 약 13년 동안 쌓아온 미떼만의 따뜻한 가족친화적인 감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림으로써 브랜드 신뢰도를 약화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소비자는 급격한 변화에 거부하기 쉬워 익숙한 요소를 조금씩 유지하며 새로움을 단계적으로 적용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이의 해결 방안으로 가족 광고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가져오며 루피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출연시키는 연출을 해보았어요.
해결 방법) 익숙함(가족 테마) + 새로움(잔망 루피) 광고

캐릭터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연속적인 광고 캠페인을 보여줘요. 첫 번째 에피소드는 눈 내리는 날, 미떼를 준비하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 두 번째 에피소드는 루피가 가족들에게 미떼를 나눠주며 온기를 전달하는 장면을 연출해 소비자가 점진적으로 익숙해질 수 있게 노출해요.
그럼 어떻게 익숙함을 유지하면서도 성공적으로 관성을 깨며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고프코어 사례를 통해 알아보아요.
한국 아저씨의 등산 패션 ‘고프코어’의 유행
요즘 한국에서 자주 보이는 일명 아저씨 룩, ‘등산복 패션’ 고프코어를 아시나요?
고프코어 역시 처음에는 ‘촌스럽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MZ세대의 SNS 확산과 브랜드 협업 전략으로 이 관성을 점진적으로 깨뜨렸어요.

요즘 MZ세대에게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고프코어. 국내 젊은 층도 아식스, 아크테릭스 등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기능성 의류들을 일상복으로 즐겨 입으며 한국에서 이젠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등산 패션이 아니게 된 거죠.
그렇다면 왜 고프코어는 이렇게 큰 인기를 얻게 된 걸까요?
이 배경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아웃도어 활동의 인기 상승, Y2K의 유행이라는 사회적 이유도 있지만 더 깊이 보면 인간의 ‘관성’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등산복=중장년층 패션’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브랜드들이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결국은 MZ세대에게 대세 패션으로 자리 잡았죠.
어떻게 인간의 본성인 ‘관성’을 깨며 성공적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요?
관성을 깬다는 건 매우 신중하게 설계해야 해요. 갑작스러운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고프코어는 관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함과 새로움을 균형 있게 조화시켰죠. 따라서 브랜드들은 ‘익숙함’을 적극 활용해 성공적으로 관성을 깰 수 있었어요.
한국 아저씨들이 입는 등산복과 고프코어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의도적으로 등산복의 익숙한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갔던 것이죠. 고프코어는 이 익숙한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젊은 세대가 느끼는 “촌스럽다”를 “힙하다”로 재해석했어요.
1) SNS에서의 반복 노출 효과
우리 인간의 뇌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저항하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점점 친숙함을 느끼며 “좋아하는 것”으로 느끼게 돼요.
여러분은 빈티지샵의 성지 서울 ‘동묘’에 대해 아시나요?

동묘라고 검색만 해도 연관 검색어로 빈티지샵, 패션이 상단에 뜨고 있어요. ‘무한도전 가요제’로 유명해진 동묘시장은 Y2K 패션 유행과 함께 MZ세대가 빈티지 아이템을 찾는 장소로 떠올랐어요. 엄마의 옷장이나 아빠의 신발을 재활용하던 이들은 더욱 다양한 제품을 찾기 위해 동묘를 찾고 있어요. 이제 동묘는 빈티지 패션을 찾는 MZ세대와 중장년층의 실용적인 등산복 구매처로 자리 잡았죠.

[“세계 최고의 거리, 스포티(sporty)함과 캐주얼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믹스매치 정신”이라는 글을 남김]
아식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키코 코스타디노브 또한 한국 동묘시장을 방문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 아저씨들의 화려한 등산 패션에 영감을 받은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에 영감을 받은 듯한 2019 SS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죠.
2) 익숙한 것과의 연결
인간은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죠. 따라서 브랜드들은 과거에 유행했던 익숙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판매하고 있어요. 아식스는 “러닝 슈즈”라는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뉴트로 트렌드를 겨냥하여 2000년대 초반의 ‘젤 카야노 14’를 현대적으로 재가공해 완판이라는 큰 호응을 얻었어요.

또한 이에 힘입어 마뗑킴과 협업한 ‘젤 소노마’ 운동화도 출시 하루 만에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어요.

아식스의 “러닝 슈즈”라는 고정관념을 힙한 패션 브랜드인 마뗑킴과 협업함으로써 개성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게 했던 좋은 콜라보레이션 사례죠. 이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힙한 스타일링에 맞게 새롭게 탄생시켰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이죠.
3) 유명한 모델과 인플루언서의 영향
인간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권위자의 영향이 있다면 기존의 인식을 재검토하고 행동을 변화시키기도 해요.

일본 브랜드 몽벨은 아버지를 위한 패딩에서 젊은 세대가 입는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건 인플루언서의 역할도 컸어요. 패션모델 주우재가 유튜브에서 추천한 몽벨 패딩은 완판이 되며 일본 여행 시 꼭 구매해야 하는 리스트에 올라가기도 했어요.
이에 힘입어 몽벨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재정비에 나서기도 했어요.

여의도 더현대에서 7일간 진행된 팝업스토어는 누적 방문객 3,000여 명을 기록하며 약 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해요. 몽벨코리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방문객 중 80% 이상이 2030 세대로 확인되면서 고객 연련층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고 할 정도로 이제는 ‘등산복=MZ세대 패션’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죠.
인사이트
이러한 SNS 반복 노출, 익숙한 것과의 연결, 유명 모델 및 인플루언서 활용 등의 전략은 관성을 깨고 새로운 것을 거부감 없이 수용하도록 유도할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브랜드가 이러한 방법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국내 고프코어의 큰 인기처럼 기존의 틀을 깬 성공적인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BX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관성을 활용한 브랜드 경험 전략
1. 브랜드의 본질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2. 고객과의 소통을 담은 스토리텔링이나 콘텐츠를 통해 세계관 강화
3. 밈 문화 트렌드를 활용한 SNS 반복 노출
4. 오래된 제품, 서비스, 광고 등 브랜드 에셋을 보완하여 현대적으로 재출시
결론적으로 인간의 본성인 관성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려면 인간이 선호하는 익숙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사이의 균형을 잘 찾아야 해요. BX 디자이너로서 익숙함에서 출발해 새로운 경험으로 유도하는 이러한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소비자에게 신뢰와 흥미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요.
#관성의법칙 #인간의본성 #지하철 #미떼광고 #고프코어
고현정 BX Designer & Communication (hjk3208@naver.com)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매력을 찾아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입니다. 브랜드와 고객 사이를 말랑하게 연결하도록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주희 BX Designer & Communication (dm6432@naver.com)
다정한 말 한마디처럼,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의 삶에 생동감을 더하는 브랜드 경험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소비자 원츠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이를 디자인에 담아냅니다.
황정은 BX Designer & Communication (ghkdwjddms1234@naver.com)
브랜드와 사람의 가치를 잇는 BX 디자이너 황정은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고객의 관점을 이해하고, 개인과 팀의 강점을 융합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갑니다. 오랜 그림 경험에서 얻은 조화와 창의성을 바탕으로, 물감처럼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능력이 저의 강점입니다. 브랜드 경험에 따뜻한 감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더하며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미지 자료 출처
https://brunch.co.kr/@toltol24/2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11/01/H6PHUW5GFNHKLFZUKDZD32NHXQ/
https://www.segye.com/newsView/20180202004424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402/124280664/1
https://www.teamblind.com/kr/post/vfgn6xEj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40808_0002843622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99893
https://m.blog.naver.com/h2hrry/221582856732
https://www.cosmopolitan.co.kr/article/74654
젤 카야노 | https://www.ssg.com/item/itemView.ssg?itemId=1000618479970&siteNo=6004&salestrNo=6005
유튜브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hotchocomitte
동서식품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watch?v=fRaIcUhaXXQ
주우재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watch?v=jfxqdKiWXJc
출처 : ‘등산복 패션의 청담동’ 동묘 패션을 아십니까 | https://s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2829
출처 : Y2K 패션 뜻 유행하는 이유 코디 스타일링 TIP | https://blog.naver.com/yoy8686/223370129478
출처 : 한물간 아재 패딩인줄 알았는데…요즘 일본 가면 꼭 사온다는 이 옷은? | https://www.mk.co.kr/news/economy/11213167
Directed by bxd 명재영
관성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관성의 법칙"은 물체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로, 물리학에서 기본적인 원리로 알려져 있죠.
그러나 이 법칙은 단순히 물리적 대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도 강하게 작용하죠. 우리는 익숙한 환경과 행동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심리적 관성을 일상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아요.
지하철 좌석 변화와 심리적 관성
지하철에 탈 때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죠?
바로 의자에 앉는 것입니다. 회사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지치는 아침 시간, 퇴근 시간에 지하철에 앉아서 가는 것과 서서 가는 것은 그날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죠.
그러나 최근 4호선과 7호선 일부 칸에서 좌석을 없애 혼잡도를 줄이려던 시도는 심리적으로 승객들에게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어요. 이는 단순히 좌석의 유무를 넘어,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심리적 불편함과 연결된 일이었죠.
2018년, 일부 지하철 노선에서 새로운 좌석 배치가 도입되었을 때, 기존 양쪽 벽면에 길게 배치된 좌석에 익숙했던 승객들은 변화에 많은 불편함을 느꼈죠. 중앙에 배치된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구조는 서 있는 공간을 줄이고 탑승 인원을 제한하며 이동 효율성과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쳐 많은 승객에게 심리적·신체적 불편함을 유발했어요.
지하철 의자 재질 변화와 위생 문제
지하철 의자는 처음엔 푹신한 직물 소재로 제작돼 편리했지만,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안전성과 위생 문제가 제기되며 변화를 겪어왔어요. 화재 위험성과 위생 문제로 인해 푹신한 직물 의자는 스테인리스 같은 딱딱한 재질로 교체됐고, 이후 플라스틱 소재로 전환 중이죠.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했지만, 푹신한 의자에 익숙했던 승객들에겐 차갑고 불편한 재질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죠.
흥미롭게도 푹신한 의자도 위생 문제로 불안을 초래하며 심리적 저항을 보여줬어요. 인간은 익숙한 환경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 환경이 변화하면 혼란과 불편을 느끼며 강하게 저항하죠. 변화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려면 충분한 수용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이처럼 관성은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브랜드 경험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해요. 소비자는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며, 갑작스러운 변화는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본문에서는 지하철 의자 사례처럼 관성 작용의 실패로 이어진 미떼 광고와 심리적 관성을 극복하고 변화에 성공한 ‘고프코어(Gorpcore)’ 패션의 유행에 대해 살펴볼 거예요.
잔망루피 x 동서식품 ‘미떼’ 광고
먼저 인간의 관성 중 실패 사례를 알아볼까요?
미떼는 오랫동안 가족 간의 사랑과 따뜻한 온기를 연상시키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어요. 기존 광고는 포근하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겨울철에 온 가족이 함께 마실 수 있는 차"라는 관성을 형성해왔죠.
[이미지 설명: 줄서 기다리던 붕어빵이 내 직전에 전부 팔려버리고(‘붕어빵’편), 아껴둔 패딩을 언니가 입고 나가거나(‘패딩’편), 주말 약속을 묻는 이성 동료에게 기대감을 품었지만 대리 근무를 부탁받는(‘편의점’편)]
그러나 2024년 미떼 광고는 새로운 소비층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따뜻한 감성과는 다른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캐릭터 콜라보 전략을 도입했어요. 잔망루피 캐릭터를 활용해 일상 속에서 있을 법한 상황의 광고로 ‘미떼와 함께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완전 럭키미떼잖아!’라는 카피와 함께 녹여냈어요.
[출처: 미떼 2024년 - ‘럭키미떼’ 잔앙~! (편의점편) 댓글 중]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따뜻한 감성이 없어서 아쉽다”,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브랜드 본질을 벗어나 불편하다” 같이 기존의 관성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나타났죠.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연결고리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어요.
어떤 연결고리가 부족했던 걸까요?
실패 원인) 안정적인 변화 수용을 위한 시간 부족
기존 소비자들은 ‘아빠와 아들의 따듯한 대화' 같은 가족 테마의 광고를 원했어요. 하지만 원래의 감성을 깨며 갑자기 등장한 잔망루피 캐릭터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변화를 받아들일 시간을 주지 않았어요. 약 13년 동안 쌓아온 미떼만의 따뜻한 가족친화적인 감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림으로써 브랜드 신뢰도를 약화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소비자는 급격한 변화에 거부하기 쉬워 익숙한 요소를 조금씩 유지하며 새로움을 단계적으로 적용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이의 해결 방안으로 가족 광고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가져오며 루피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출연시키는 연출을 해보았어요.
해결 방법) 익숙함(가족 테마) + 새로움(잔망 루피) 광고
캐릭터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연속적인 광고 캠페인을 보여줘요. 첫 번째 에피소드는 눈 내리는 날, 미떼를 준비하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 두 번째 에피소드는 루피가 가족들에게 미떼를 나눠주며 온기를 전달하는 장면을 연출해 소비자가 점진적으로 익숙해질 수 있게 노출해요.
그럼 어떻게 익숙함을 유지하면서도 성공적으로 관성을 깨며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고프코어 사례를 통해 알아보아요.
한국 아저씨의 등산 패션 ‘고프코어’의 유행
요즘 한국에서 자주 보이는 일명 아저씨 룩, ‘등산복 패션’ 고프코어를 아시나요?
고프코어 역시 처음에는 ‘촌스럽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MZ세대의 SNS 확산과 브랜드 협업 전략으로 이 관성을 점진적으로 깨뜨렸어요.
요즘 MZ세대에게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고프코어. 국내 젊은 층도 아식스, 아크테릭스 등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기능성 의류들을 일상복으로 즐겨 입으며 한국에서 이젠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등산 패션이 아니게 된 거죠.
그렇다면 왜 고프코어는 이렇게 큰 인기를 얻게 된 걸까요?
이 배경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아웃도어 활동의 인기 상승, Y2K의 유행이라는 사회적 이유도 있지만 더 깊이 보면 인간의 ‘관성’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등산복=중장년층 패션’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브랜드들이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결국은 MZ세대에게 대세 패션으로 자리 잡았죠.
어떻게 인간의 본성인 ‘관성’을 깨며 성공적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요?
관성을 깬다는 건 매우 신중하게 설계해야 해요. 갑작스러운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고프코어는 관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함과 새로움을 균형 있게 조화시켰죠. 따라서 브랜드들은 ‘익숙함’을 적극 활용해 성공적으로 관성을 깰 수 있었어요.
한국 아저씨들이 입는 등산복과 고프코어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의도적으로 등산복의 익숙한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갔던 것이죠. 고프코어는 이 익숙한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젊은 세대가 느끼는 “촌스럽다”를 “힙하다”로 재해석했어요.
1) SNS에서의 반복 노출 효과
우리 인간의 뇌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저항하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점점 친숙함을 느끼며 “좋아하는 것”으로 느끼게 돼요.
여러분은 빈티지샵의 성지 서울 ‘동묘’에 대해 아시나요?
동묘라고 검색만 해도 연관 검색어로 빈티지샵, 패션이 상단에 뜨고 있어요. ‘무한도전 가요제’로 유명해진 동묘시장은 Y2K 패션 유행과 함께 MZ세대가 빈티지 아이템을 찾는 장소로 떠올랐어요. 엄마의 옷장이나 아빠의 신발을 재활용하던 이들은 더욱 다양한 제품을 찾기 위해 동묘를 찾고 있어요. 이제 동묘는 빈티지 패션을 찾는 MZ세대와 중장년층의 실용적인 등산복 구매처로 자리 잡았죠.
[“세계 최고의 거리, 스포티(sporty)함과 캐주얼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믹스매치 정신”이라는 글을 남김]
아식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키코 코스타디노브 또한 한국 동묘시장을 방문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 아저씨들의 화려한 등산 패션에 영감을 받은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에 영감을 받은 듯한 2019 SS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죠.
2) 익숙한 것과의 연결
인간은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죠. 따라서 브랜드들은 과거에 유행했던 익숙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판매하고 있어요. 아식스는 “러닝 슈즈”라는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뉴트로 트렌드를 겨냥하여 2000년대 초반의 ‘젤 카야노 14’를 현대적으로 재가공해 완판이라는 큰 호응을 얻었어요.
또한 이에 힘입어 마뗑킴과 협업한 ‘젤 소노마’ 운동화도 출시 하루 만에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어요.
아식스의 “러닝 슈즈”라는 고정관념을 힙한 패션 브랜드인 마뗑킴과 협업함으로써 개성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게 했던 좋은 콜라보레이션 사례죠. 이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힙한 스타일링에 맞게 새롭게 탄생시켰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이죠.
3) 유명한 모델과 인플루언서의 영향
인간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권위자의 영향이 있다면 기존의 인식을 재검토하고 행동을 변화시키기도 해요.
일본 브랜드 몽벨은 아버지를 위한 패딩에서 젊은 세대가 입는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건 인플루언서의 역할도 컸어요. 패션모델 주우재가 유튜브에서 추천한 몽벨 패딩은 완판이 되며 일본 여행 시 꼭 구매해야 하는 리스트에 올라가기도 했어요.
이에 힘입어 몽벨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재정비에 나서기도 했어요.
여의도 더현대에서 7일간 진행된 팝업스토어는 누적 방문객 3,000여 명을 기록하며 약 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해요. 몽벨코리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방문객 중 80% 이상이 2030 세대로 확인되면서 고객 연련층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고 할 정도로 이제는 ‘등산복=MZ세대 패션’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죠.
인사이트
이러한 SNS 반복 노출, 익숙한 것과의 연결, 유명 모델 및 인플루언서 활용 등의 전략은 관성을 깨고 새로운 것을 거부감 없이 수용하도록 유도할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브랜드가 이러한 방법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국내 고프코어의 큰 인기처럼 기존의 틀을 깬 성공적인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BX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관성을 활용한 브랜드 경험 전략
1. 브랜드의 본질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2. 고객과의 소통을 담은 스토리텔링이나 콘텐츠를 통해 세계관 강화
3. 밈 문화 트렌드를 활용한 SNS 반복 노출
4. 오래된 제품, 서비스, 광고 등 브랜드 에셋을 보완하여 현대적으로 재출시
결론적으로 인간의 본성인 관성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려면 인간이 선호하는 익숙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사이의 균형을 잘 찾아야 해요. BX 디자이너로서 익숙함에서 출발해 새로운 경험으로 유도하는 이러한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소비자에게 신뢰와 흥미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요.
#관성의법칙 #인간의본성 #지하철 #미떼광고 #고프코어
고현정 BX Designer & Communication (hjk3208@naver.com)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매력을 찾아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입니다. 브랜드와 고객 사이를 말랑하게 연결하도록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주희 BX Designer & Communication (dm6432@naver.com)
다정한 말 한마디처럼,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의 삶에 생동감을 더하는 브랜드 경험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소비자 원츠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이를 디자인에 담아냅니다.
황정은 BX Designer & Communication (ghkdwjddms1234@naver.com)
브랜드와 사람의 가치를 잇는 BX 디자이너 황정은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고객의 관점을 이해하고, 개인과 팀의 강점을 융합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갑니다. 오랜 그림 경험에서 얻은 조화와 창의성을 바탕으로, 물감처럼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능력이 저의 강점입니다. 브랜드 경험에 따뜻한 감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더하며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미지 자료 출처
https://brunch.co.kr/@toltol24/2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11/01/H6PHUW5GFNHKLFZUKDZD32NHXQ/
https://www.segye.com/newsView/20180202004424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402/124280664/1
https://www.teamblind.com/kr/post/vfgn6xEj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40808_0002843622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99893
https://m.blog.naver.com/h2hrry/221582856732
https://www.cosmopolitan.co.kr/article/74654
젤 카야노 | https://www.ssg.com/item/itemView.ssg?itemId=1000618479970&siteNo=6004&salestrNo=6005
유튜브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hotchocomitte
동서식품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watch?v=fRaIcUhaXXQ
주우재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watch?v=jfxqdKiWXJc
출처 : ‘등산복 패션의 청담동’ 동묘 패션을 아십니까 | https://s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2829
출처 : Y2K 패션 뜻 유행하는 이유 코디 스타일링 TIP | https://blog.naver.com/yoy8686/223370129478
출처 : 한물간 아재 패딩인줄 알았는데…요즘 일본 가면 꼭 사온다는 이 옷은? | https://www.mk.co.kr/news/economy/11213167
Directed by bxd 명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