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인상적 이었다. 지인이 뿌린 향수의 향이 좋아 어떤 향수를 뿌렸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알려주기 싫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그러한 그의 태도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자신과 향이 겹치는 것이 싫기 때문, 나만 알고 싶은 무언가의 심리, 흔하지 않고 좋은 향을 찾느라 내가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등의 글쓴이의 지인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었다.
누군가 내가 사용한 향수의 브랜드를 물어볼 때 기꺼이, 기쁘게 알려 줬던 나와는 정반대의 의견들이었지만 나 또한 그러한 의견들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가 자신은 잠을 잘 때 샤넬 no.5를 입는다고 표현한 것과 같이 향수는 패션의 일종이며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나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기분이 묘해지는 것처럼 같은 향의 향수를 뿌리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에도 괜히 자신이 몰개성 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심리일 것이다.
이미지 출처 ‘르 라보 공식 인스타그램 @lelabofragrances
이러한 나만의 특별한 향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 때문인지 전 세계의 수많은 향수 브랜드들 중에서 니치 향수 브랜드들의 2023년 평균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대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33.6% 신장했다. 니치 향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되었는데 상류층의 극소수 취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뜻한다. 그야말로 ‘소수’의 ‘개성’을 위한 향수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니치 향수 중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향기로운 향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예로 피, 땀 등의 체취를 표현한 에따 리브르 도랑 주의 위대한 분비물이나 음침하고 우울한 향인 세르주루텐의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일명 ‘향덕’으로 불리는 향수 마니아들도 두 번 다시 맡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향이라고하니, 여간 기괴한 향이 아닌가 싶다. 위와 같이 니치 향수의 향에 대해 많은 부정적인 평가들이 있으나 특수한 개성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향조차 자신들의 개성으로 받아들인다. (애초에 그러한 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 받은 후각을 소유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2023년 현재, 백화점에서 수많은 니치 향수 브랜드가 입점 되어 있고 이 수많은 브랜드들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개성 있는 나만의 향을 찾는다는 목표보다 한 걸음 나아가 브랜드가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한다. 다양한 니치 향수 브랜드 중에서도 ‘르 라보’는 독보적인 콘셉트을 갖고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 2006년프랑스출신의 에디 로시와 파브리스 페노가뉴욕놀리타에서 시작한 니치 향수 브랜드 르 라보(LELABO)는 프랑스어로 실험실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프랑스의 고급 향수 전통을 강조하며 수제적이고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암시하여 브랜드의 장인 정신과 함께 향수 제작의 백스테이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향사의 연구실’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르 라보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브랜드 경험이라 하는데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가 표방하고 있는 콘셉트을 소비자가 경험하는 것으로 크게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로 나눌 수 있다.
르 라보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브랜드 경험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르 라보의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감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자연 주의적인 디자인과 소재들로 구성된 실험실 같은 인테리어의 매장, 직접 만지고 맡을 수 있는 향수의 원료, 진열된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 고객은 브랜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와 철학을 시각, 후각, 촉각으로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르 라보의 불필요한 장식이나 무늬를 배제한 미니멀한 향수 디자인은 고객에게 고급스러움과 감성적인 만족감을 전달한다. 르 라보의 향수는 made-to-order 즉, 주문과 동시에 제작을 시작하는데 이때 르 라보의 직원들은 ‘실험실 과학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르 라보 공식 인스타그램 @lelabofragrances
마치 연구실에서 향수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듯이 고객의 눈앞에서 향수를 블렌딩하고 제조 장소와 일자, 고객의 이름이나 별명, 혹은 기입하고 싶은 문구를 바틀에 라벨링 하여 고객은 간결한 디자인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제품에 소유감을 느끼며 품질에 대한 감정적 신뢰를 쌓는다.
세 번째, 위와 같은 경험을 제공함에 따라 르 라보는 브랜드의 식별성을 강화하여 르 라보를 다른 향수 브랜드들과 구별하게 하는데 이는 인지적 측면에서의 브랜드 경험이라 볼 수 있다. 즉, 고객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브랜드를 더 기억하고 선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네 번째, 나만의 향수를 갖게 된 고객은 이후에도 이와 같이 고유성을 갖는 제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되고 그에 따라 꾸준히 제품을 구매하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브랜드 경험을 하게 된 고객은 르 라보의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과 인상을 갖게 되고 충성 고객으로 발전한다.
결론적으로 고객은 르 라보의 제품을 계속해서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르 라보는 이와 같이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며 ‘커스텀이 가능한 고급 향수’라는 프레이밍을 견고하게 다지고 충성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르 라보의 향에 대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서 '특별하게 좋다'고 말하기는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르 라보의 대표 향 중인 하나인 ‘어나더13’을 예로 들자면 자연스러운 살결 냄새가 난다며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를 포함한 내 지인들의 대부분은 이 향을 ‘피 냄새’ 혹은 ‘영안실’ 냄새라고 표현했으며 또 다른 대표 향인 ‘상탈33’도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는 불호 평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된 위대한 분비물이나 세르주 루텐보다는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편이지만 그에 따른 불호도 다른 니치향수들과 동일하게 확실하다. 그러므로 르 라보가 많은 충성 고객을 유치한 데에는 '조향사의 연구실'과 '고객 스스로가 커스텀 할 수 있는 고급향수'라는 독특한 콘셉트과 프레임이 큰 역할을 했을 것 이며 르 라보만의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와의 특별한 상호작용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겼을 것이다.
르 라보의 프레임과 브랜드 경험은 향수라는 제품 그 자체만이 아닌 고객의 개별 취향을 반영하고 독특한 경험에 직접 참여를 유도하여 무수히 많은 향수 브랜드 중에서도 르 라보가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하게 하였다. 르 라보는 향수를 넘어서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나타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자극을 주며, 그들의 충성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서연 BX디자이너 작성
어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인상적 이었다. 지인이 뿌린 향수의 향이 좋아 어떤 향수를 뿌렸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알려주기 싫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그러한 그의 태도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는 자신과 향이 겹치는 것이 싫기 때문, 나만 알고 싶은 무언가의 심리, 흔하지 않고 좋은 향을 찾느라 내가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등의 글쓴이의 지인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었다.
누군가 내가 사용한 향수의 브랜드를 물어볼 때 기꺼이, 기쁘게 알려 줬던 나와는 정반대의 의견들이었지만 나 또한 그러한 의견들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가 자신은 잠을 잘 때 샤넬 no.5를 입는다고 표현한 것과 같이 향수는 패션의 일종이며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나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기분이 묘해지는 것처럼 같은 향의 향수를 뿌리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에도 괜히 자신이 몰개성 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심리일 것이다.
이미지 출처 ‘르 라보 공식 인스타그램 @lelabofragrances
이러한 나만의 특별한 향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 때문인지 전 세계의 수많은 향수 브랜드들 중에서 니치 향수 브랜드들의 2023년 평균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대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33.6% 신장했다. 니치 향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되었는데 상류층의 극소수 취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뜻한다. 그야말로 ‘소수’의 ‘개성’을 위한 향수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니치 향수 중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향기로운 향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예로 피, 땀 등의 체취를 표현한 에따 리브르 도랑 주의 위대한 분비물이나 음침하고 우울한 향인 세르주루텐의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일명 ‘향덕’으로 불리는 향수 마니아들도 두 번 다시 맡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향이라고하니, 여간 기괴한 향이 아닌가 싶다. 위와 같이 니치 향수의 향에 대해 많은 부정적인 평가들이 있으나 특수한 개성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향조차 자신들의 개성으로 받아들인다. (애초에 그러한 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 받은 후각을 소유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2023년 현재, 백화점에서 수많은 니치 향수 브랜드가 입점 되어 있고 이 수많은 브랜드들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개성 있는 나만의 향을 찾는다는 목표보다 한 걸음 나아가 브랜드가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한다. 다양한 니치 향수 브랜드 중에서도 ‘르 라보’는 독보적인 콘셉트을 갖고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 2006년프랑스출신의 에디 로시와 파브리스 페노가뉴욕놀리타에서 시작한 니치 향수 브랜드 르 라보(LELABO)는 프랑스어로 실험실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프랑스의 고급 향수 전통을 강조하며 수제적이고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암시하여 브랜드의 장인 정신과 함께 향수 제작의 백스테이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향사의 연구실’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르 라보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브랜드 경험이라 하는데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가 표방하고 있는 콘셉트을 소비자가 경험하는 것으로 크게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로 나눌 수 있다.
르 라보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브랜드 경험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르 라보의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감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자연 주의적인 디자인과 소재들로 구성된 실험실 같은 인테리어의 매장, 직접 만지고 맡을 수 있는 향수의 원료, 진열된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 고객은 브랜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와 철학을 시각, 후각, 촉각으로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르 라보의 불필요한 장식이나 무늬를 배제한 미니멀한 향수 디자인은 고객에게 고급스러움과 감성적인 만족감을 전달한다. 르 라보의 향수는 made-to-order 즉, 주문과 동시에 제작을 시작하는데 이때 르 라보의 직원들은 ‘실험실 과학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르 라보 공식 인스타그램 @lelabofragrances
마치 연구실에서 향수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듯이 고객의 눈앞에서 향수를 블렌딩하고 제조 장소와 일자, 고객의 이름이나 별명, 혹은 기입하고 싶은 문구를 바틀에 라벨링 하여 고객은 간결한 디자인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제품에 소유감을 느끼며 품질에 대한 감정적 신뢰를 쌓는다.
세 번째, 위와 같은 경험을 제공함에 따라 르 라보는 브랜드의 식별성을 강화하여 르 라보를 다른 향수 브랜드들과 구별하게 하는데 이는 인지적 측면에서의 브랜드 경험이라 볼 수 있다. 즉, 고객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브랜드를 더 기억하고 선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네 번째, 나만의 향수를 갖게 된 고객은 이후에도 이와 같이 고유성을 갖는 제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되고 그에 따라 꾸준히 제품을 구매하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브랜드 경험을 하게 된 고객은 르 라보의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과 인상을 갖게 되고 충성 고객으로 발전한다.
결론적으로 고객은 르 라보의 제품을 계속해서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르 라보는 이와 같이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며 ‘커스텀이 가능한 고급 향수’라는 프레이밍을 견고하게 다지고 충성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르 라보의 향에 대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서 '특별하게 좋다'고 말하기는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르 라보의 대표 향 중인 하나인 ‘어나더13’을 예로 들자면 자연스러운 살결 냄새가 난다며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를 포함한 내 지인들의 대부분은 이 향을 ‘피 냄새’ 혹은 ‘영안실’ 냄새라고 표현했으며 또 다른 대표 향인 ‘상탈33’도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는 불호 평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된 위대한 분비물이나 세르주 루텐보다는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편이지만 그에 따른 불호도 다른 니치향수들과 동일하게 확실하다. 그러므로 르 라보가 많은 충성 고객을 유치한 데에는 '조향사의 연구실'과 '고객 스스로가 커스텀 할 수 있는 고급향수'라는 독특한 콘셉트과 프레임이 큰 역할을 했을 것 이며 르 라보만의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와의 특별한 상호작용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겼을 것이다.
르 라보의 프레임과 브랜드 경험은 향수라는 제품 그 자체만이 아닌 고객의 개별 취향을 반영하고 독특한 경험에 직접 참여를 유도하여 무수히 많은 향수 브랜드 중에서도 르 라보가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하게 하였다. 르 라보는 향수를 넘어서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나타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자극을 주며, 그들의 충성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서연 BX디자이너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