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d] 브랜딩 vs 마케팅 사이의 조화 (명재영 BX디자이너)


인간을 움직이는 두 개념의 차이


요즘 브랜딩과 마케팅은 기본 중 기본이죠. 해가 갈 수록 이런 무형의 기업 행동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S&P 500과 'Interbrand 2016년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에 동시에 포함된 39개 기업을 비교하면, 아래처럼 무형 자산 시장 가치(IAMV)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The ROI of Branding, ignytebrands



브랜딩 vs 마케팅

이 둘 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전략이지만, 그 방식과 목적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흔히 브랜딩은 정체성과 가치를 전달하고, 감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고, 마케팅은 특성과 혜택을 알리고, 구매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라 알고 있죠.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인간 심리측면에서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한계

먼저 이 칼럼은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개념과 이론을 '일반화'하고 '상대적' 특징을 뽑아 비교했습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산업에 따라 브랜드가 주는 영향이 달라지므로 특정 산업에 적용 시,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고려해야 합니다. Type 2 Consulting의 Jonathan Knowles의 아래 연구 결과를 보면 브랜드 가치가 평균적으로 산업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소비자 서비스 부문 기업의 경우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The ROI of Branding, ignytebrands



첫째, 심리적 니즈 충족

브랜딩은 대체로 소비자의 자아실현 니즈와 자아존중 니즈 등 높은 욕구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즉, 소비자가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인정 및 존중을 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애플은 맥과 아이폰을 창의적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독특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이렇게 브랜딩은 소비자의 자아와 정체성을 강화하고, 소속감과 자부심을 높여줍니다. 따라서 브랜딩은 기업 수익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브랜딩 노력의 결과를 실현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일단 브랜드 가치가 창출되면 계속 지속되어 더 큰 수익을 창출합니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전략이죠.


반면에 마케팅은 브랜딩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능적(funtional)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즉, 소비자가 필요하거나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도록 정보와 동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삼성은 자신의 제품이 얼마나 고성능이고 배터리용량,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었는지를 강조합니다. 신문, 잡지, 광고판, TV 등 채널에서 광고를 구매해 사용자들에게 가성비 있는 가격에 편리하고 안전한 사용을 약속하죠. J. of Retailing에 S. A. Taylor and T. L. Baker의 “An Assessment of the Relationship Between Service Quality and Customer Satisfaction in the Formation of consumers' Purchase Intentions”에 의하면 마케팅은 기능적 문제를 해결하고, 만족감을 높여줍니다. 

마케팅은 빠른 보상을 위해 광고 및 판촉 등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마케팅의 ROI'는 본질적으로 브랜드 가치로 측정되는 '브랜딩의 ROI'에 비해 더 구체적입니다. 광고는 브랜딩과 달리 충성도와 장기적인 헌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수익 증대에 좋습니다. 숲이 아니라 나무를 먼저 보는 전략이죠.



Where to Start When Setting Marketing Budgets



위와 같이 단기, 중기, 장기 효과가 결합되어 마케팅/브랜드 가치와 측정 가능한 투자 수익이 장기적으로 증가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계량경제학을 사용하여 측정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 평가 기법을 사용하여 측정합니다.


둘째, 인지 프로세스 활성화

브랜딩은 대체로 소비자의 장기기억과 정서적 반응을 자극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즉, 소비자가 브랜드와 연관된 기호나 스토리 등을 반복적으로 접하면, 그것들이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그것들을 보면 정서적인 반응이 일어납니다. 나이키는 슬로건인 'Just do it'을 통해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소비자들은 나이키 옷을 입으면 자신도 운동을 하고 싶다고 느끼거나, 운동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더 열정적이고 자신감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여러 논문들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제가 쓴 무의식 칼럼 몇 개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J. of Consumer Psychology에서 나온 M. Fishbein and S. Middlestadt의 “Noncognitive effective on attitude formation and change: fact or artifact?” 등에서도 브랜딩은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와 태도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함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마케팅은 브랜딩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기억과 합리적 판단을 자극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즉, 소비자가 제품의 특징이나 혜택 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것들을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서 최적의 선택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언더아머는 자신의 제품이 얼마나 에너지 효율적이고 운동친화적인지를 증명하는 데이터와 인증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에게는 가성비있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마케팅은 소비자의 제품 인지와 선호도를 증가시키고, 단기적인 구매 의사를 유발합니다.



The ROI of Branding, ignytebrands



브랜드와 마케팅의 작용 효과는 위 그래프에서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그래프는 매출 증가의 지속 가능성을 시각화해놓았는데요, 위 그래프처럼 두 가지 형태의 전략을 모두 사용하면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성장을 보장합니다. 

마케팅만 하면 존재하는 수요만 소진됩니다. 수도꼭지를 잠그는 순간, 물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판매도 중단됩니다. 소비자가 순전히 판매 중심의 광고를 본 경우에 이러한 효과가 훨씬 강해집니다. 

이때 브랜딩을 통해 더 넓은 타겟에 도달하고 마음에 남는 기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광고를 중단한 후에도 소비자는 필요가 발생할 때 브랜드를 기억할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수익을 얻을 수 있죠. 




셋째, 행동 초래

브랜딩은 재구매와 추천을 촉진하는데 기여합니다. 즉,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과 감정을 가지면, 충성하고 지속적으로 구매하며 주변에도 추천하게 됩니다. 스타벅스는 자신의 커피보다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느끼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하고 SNS에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브랜딩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합니다.


반면에 마케팅은 브랜딩에 비해 상대적으로 첫 구매와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합니다. 즉,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구매할 만한 동기와 조건을 갖게 하죠. 이디야 자사 커피가 얼마나 맛있고 가격이 저렴한지 마케팅하며, 소비자들에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할인 쿠폰을 제공하여 구매를 유도합니다. J. of Consumer Research에 J. L. Zaichkowsky의 “Measuring the Involvement Construct”등을 참고하면 마케팅은 소비자의 제품 시도와 단기적인 매출을 증대시킵니다. 



애플로 보는 브랜딩 vs 마케팅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을 들 수 있습니다. 애플은 제품 자체보다 그 제품으로 얻게 되는 경험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경험입니다.


브랜딩은 고객들에게 특정한 감정적 반응과 인상을 주기 위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애플의 경우, "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으로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가 고객들에게 자아형성에 필요한 자극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미친 사람들', '반항아', '혁신가' 등으로 표현하며 명확하게 전달한 바 있는 메시지)



반면 마케팅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와 소비자간의 연결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애플에서 출시하는 모든 광고나 프로모션 활동들, 속성에 따른 타겟팅 등이 바로 마케팅 전략입니다. 

애플은 웹사이트, 유튜브 채널, SNS 계정 등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에 대한 광고나 프로모션 영상을 공개하고,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어옵니다. 또한, 온라인 스토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학기 프로모션과 같은 할인이나 사은품 제공과 같은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동기를 높여줍니다.

한편 애플워치는 건강과 운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죠. 심박수, 혈중 산소 농도, 수면 패턴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이렇게 애플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즉 브랜딩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지를 말해주며, 마케팅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를 제시합니다. 애플의 경우, 그들의 브랜딩('Think Different')은 고객들에게 혁신과 창조성을 추구하도록 독려하고, 마케팅 전략(제품 출시 이벤트, 광고 등)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합니다.다국적 시장 조사 기관인 Kantar Millward Brown에서 정의한 가장 강력한 브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Meaningful: 더 매력적이며, 더 큰 호감을 생성하고, 개인의 기대와 필요를 충족시킨다

Different:  긍정적 방식으로 독특하고 트렌드를 설정한다 

Salient: 핵심 요구사항에 맞는 브랜드로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서로 다르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

브랜딩과 마케팅은 서로 다른 심리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영향을 미칩니다. 브랜딩은 소비자의 자아와 감정을 만족시키고, 장기기억과 정서적 반응을 자극하고, 재구매와 추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케팅은 소비자의 문제와 욕구를 해결하고, 단기기억과 합리적 판단을 자극하고, 첫 구매와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브랜딩과 마케팅은 서로 보완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서 발간된 "Branding in a Hyperconnected World"라는 연구에서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브랜딩과 마케팅이 서로를 보완하며 작용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브랜딩을 해야하는 이유

따라서 전략을 짜야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브랜딩이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50년 동안 사랑받는 미국 주방 브랜드인 Vlasic은 1990년대 후반, 피클을 병에 담아 팔았습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할인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거대브랜드인 Walmart는 다른 채널을 통해 Vlasic 판매를 잠식했으며 Vlasic가 파산 신청을 해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반면 나이키는 미국 소매업체 Foot Locker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자, 신발 할당량을 40%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나이키 신발을 찾을 수 없게 되었죠. 관심은 나이키로 쏠렸습니다. 사람들은 Foot Locker에 가질 않았죠. 경쟁 소매업체의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Foot Locker는 우리의 기억 속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차이점은 Nike와 Vlasic이 브랜드를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Vlasic은 할인과 한 채널에 대한 불균형적인 집중을 통해 단기적인 판매 전략에 집중했습니다. 또 파산 신청을 하기 몇 년 전부터 신제품 개발에 대한 브랜드 투자를 줄였죠.

반면 Nike는 브랜드 예산에 12억 달러를 할당하고 여러 채널 파트너와 강력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브랜딩에 투자했습니다. Nike는 장기적으로 입지를 굳혔고 그 결과 해가 갈수록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는 고객을 계속 보유하여 회사의 ROI가 높아졌습니다.

브랜딩의 ROI는 지속적으로 모든 시장 지수를 능가한다는 사실도 연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지난 19년 동안 인터브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100대 브랜드를 요약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Best Global Brands)'라는 제목의 연간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인터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10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브랜드의 강점을 측정했습니다.


  • Clarity 명확성
  • Commitment 헌신
  • Governance 지배구조
  • Responsiveness 반응성
  • Authenticity 진정성
  • Relevance 연관성
  • Differentiation 차별성
  • Consistency 일관성
  • Presence 존재감
  • Engagement 참여


2000년부터 2017년까지 Interbrand의 최고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S&P 500 대비 어떤 성과를 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The ROI of Branding, ignytebrands


그래프를 보시면 브랜드 자체는 무형일 수 있지만, 그 가치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브랜드가 강력하면 리턴도 많은 겁니다. Interbrand가 말했듯, 강력한 브랜드의 시장 성과는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장하고 시장 변동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속적인 증거"입니다.

아래 Milward Brown의 BrandZ™ 평가 도구는 세계 최고의 20개 브랜드를 측정했습니다. 


The ROI of Branding, ignytebrands


Interbrand의 Best Global Brand와 유사한 성과입니다. BrandZ Strong & Innovative Brands Top 20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2006년부터 2018년 사이에 226% 증가한 반면 MSCI World Index는 50% 증가에 그쳤습니다. 엄청난 차이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rophet도 지난 6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은 브랜드의 지수를 발표해 브랜딩이 숫자와 연관이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애플, 보스, 구글, 스포티파이, 펠로톤, 도요타 등이 보이네요.










결론

브랜딩과 마케팅 모두 필수지만, 각각 방식으로 심리에 작용합니다. 특히 단기적 이익을 위해 마케팅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합시다. 브랜딩의 ROI는 지속적으로 모든 시장 지수를 능가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작용하는 브랜딩과 마케팅. 이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어야만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명재영 bx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