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BX디자인은 로고나 제품 외형을 만드는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브랜드 관련 자극과 소비자의 감각·감정·인지·행동·관계 반응이 만나는 모든 과정을 설계해, 브랜드 컨셉이 기억과 태도로 남게 하는 일입니다.

수학, 물리학 그리고 역사와 같은 지식은 차곡차곡 쌓이는 지식인 반면, 브랜드 지식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이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무의식 어딘가에 눈에 보이지 않게 저장 되어있는 것이고, 계속 비즈니스 환경과 트렌드가 바뀌어 그 지식이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 지식은 단순히 개념 용어를 많이 아는 것만으로 전략적인 사고가 불가능하다. 가장 현명한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길은 우선 최신 브랜드의 개념을 이해하고 많은 사례를 아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브랜드의 최신 개념인 '브랜드경험'의 개념을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원화된 브랜드경험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으며, 브랜드경험이라는 용어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응용되고 있음. 이 글에서는 디자인의 시각에서 정의되었다.)
과거 브랜드는 단순한 상징물이었다.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과 로고, 패키지, 캐릭터, 슬로건, 그리고 징글 등이 주요 브랜드 요소였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브랜드는 차별화와 정체성 부여를 위해 만들어지고 관리되었으며 소비자를 꼼꼼히 신경 쓰기보다는 기업의 상황과 전략에 의해 대량으로, 일방적으로 전달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브랜드는 자신만의 특화된 컨셉을 더 심도 깊고 치밀하게 브랜딩할 필요가 생겼다. 시장에서 초과 공급이 심해지고 브랜드가 넘쳐나자,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가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 홍수 속, 구매 만족을 느끼는 단계를 넘어, 정서적이며 심리적, 윤리적, 관계적인 만족을 요구하게 되었고 브랜드는 이러한 소비자 마음을 사기 위해 특화된 컨셉을 소비자와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브랜딩해야 했다. 한편 소비 트렌드가 ‘소유’보다 ‘경험’으로 변화했다. 우리네 먹고사는 환경이 많이 풍족해지면서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많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2003년 Leaf Van Boven와 Thomas Gilovich의 연구에서는 ‘경험’ 동반 제품 구매를 위해 돈을 썼을 때, 우리 만족도가 월등히 크다는 것을 증명하며 '경험'의 시대를 예측했다.
실제로 값이 나가는 옷이나 가방, 시계 등을 구매했을 때의 좋은 감정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반면 여행이나 문화생활, 배우기 위한 투자엔 만족감이 오래 지속된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소유 소비보다는 경험 소비와 관련된 게시물들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갑이나 자동차 사진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한 여행 풍경, 공연과 문화 등 경험에 대한 게시물에 좋아요가 더 붙는다. 여행자가 등산 중 컵라면 하나를 먹었다면, ‘라면 맛’ 자체보단, 아침부터 일어나 눈보라를 헤치고 정상에 오른 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뜨거운 국물을 들이마신 ‘행복한 추억’을 기억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소비자는 이제 더 이상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 자체보단 그 브랜드를 둘러싼 이미지와 경험을 기억하고, 원한다. 이는 인간의 '무의식'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은 외부의 정보를 99.99964% 무의식적으로 처리한다. 대뇌가 에너지를 아끼려다 보니 이렇게 많은 정보를 잠재적으로 처리하는 것인데, 그래서 이 무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의식을 다양하게 자극해야 기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대한 무의식적 정보처리의 영역에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양한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DNA가 요구하는 욕구 충족을 위해서 무언가를 구매하고 소비한다. 따라서 브랜드경험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잘 충족할 수 있는지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이때 메슬로우(Abraham Maslow)의 ‘욕구 단계 이론(Needs Hierarchy Theory)’에서도 알 수 있듯 브랜드경험은 욕구 단계를 미리 파악하여 감성적 만족을 이끌어내야한다. 특히 상위 욕구로 갈수록 어떠한 '경험'이 빠질 수 없다. 상위 욕구들, 예를 들어 자아 실현의 욕구나 심미적 욕구는 반드시 어떠한 체험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욕구의 충족은 감성적 만족에서 비롯하며, 오감을 통한 경험은 감성적인 만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시각'과 '청각'이 가장 강력한 입력 기관인데, 고객은 같은 조건에서 시청각적으로 심미적 만족을 주는 제품을 선택하며 그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느낀다. 즉, 커뮤니케이션이 잘된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긍정적 경험을 남기게 되며, 이러한 경험에 대한 감성적 만족은 곧 상위의 욕구 충족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에 실무와 학계는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이하 BX)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오늘날 초과공급과 브랜드 홍수 속에서, 먹고 사는 환경이 풍족해지고 소비자가 자신들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또 무의식의 세계가 중요해짐에 따라, 비즈니스는 과거 관점에서 벗어나야 했다. 브랜딩의 역할이 단순히 컨셉을 만드는 것(로고 디자인, 네이밍, 징글 등)에서 그 컨셉을 고객들이 실제로 체험하는 것으로까지 확장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 관련 자극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자극이 소비자의 주관적이고 내재적인 반응과 결합하면서 일어나는 과정과 결과를 아우르는 총체적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자사가 선정한 100대 브랜드의 성장률을 조사한 결과, '고객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BX의 설계가 성장의 가속 장치'라고 단언한 바 있다.
참고문헌: 김찬숙, 브랜드 경험 확장과 소비자와의 협력적 가치 창조를 위한 플렉서블 브랜딩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14 /김찬숙, 브랜드 경험(BX)에 대한 개념적 고찰, 브랜드디자인학연구, 2014
경험의 종류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험들은 크게 4가지로 나눠진다.
- 제품 경험: 소비자가 제품을 탐색하고 조사해 보고 평가해 보면서 발생하는 경험
- 쇼핑·서비스 경험: 매장의 물리적 환경이나 판매원의 영향을 받는 것
- 소비 경험: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거나 소비하면서 나타나는 경험
- 브랜드 경험: 브랜드와 관련된 자극이 소비자의 주관적이고 내재적인 반응과 결합되어 일어나는 것
즉, 브랜드 경험은 단순히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품 특징이나 품질이 아니라 브랜드가 표방하는 '컨셉'을 경험하는 것을 뜻한다.
파인과 길모어(Pine& Gillmore)는 경험 경제 이론을 통해 앞으로의 소비자는 경험을 살 것임을 일찍이 예견하였다. 그들은 자사의 제품이 경쟁사들과 가격전쟁에 휩쓸려 범용품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험이라는 가치를 더하라'며 4가지 경험 유형을 제시했다.

경험 디자인 기업 UX - FLO의 그레이 홀랜드(Gray Holland)는 브랜드 경험을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고객 경험 (Customer experience)과 함께 이들의 관계를 경험 사이클(Experience Cycle)로 설명했다. 홀랜드는 “경험 영역은 UX, CX, BX 순으로 커지며, 각각의 경험은 상대방의 영역을 기반으로 해서 전체적인 경험 생태계를 형성한다”라고 했다.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은 각각 독립된 개념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산업 분야나 필요에 따라 두 용어를 혼용하기도 합니다.

디자인의 확장
이렇게 브랜드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오늘날 디자인의 패러다임도 덩달아 확장되었다. 비즈니스의 무게가 생산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소유에서 경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디자인의 흐름도 경험 디자인 중심으로 넓어진 것이다.
이제까지 디자인 생산의 목표가 아름답고 그저 최적화하는 것에 핵심 경쟁력이 있었다면, 수요자의 경험 가치를 최적화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 중시 현상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사용성이나 조형성 중심의 전통적인 방법과 더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고객을 다르게 공감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고객은 브랜드의 상품보다 상품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경험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필요에 따라, 브랜드가 확장되면서 디자이너의 활동영역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국가도 이러한 확장을 이해하고 시대에 맞게 개선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2019년 6월 산업 현장에 필요한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서비스 경험 디자인기사를 국가기술자격을 현장 직무에 맞게 신설했다. 국가가 나설 만큼 경험 관련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한편 세계적 기업혁신 전문가인 브라이언 솔리스(Brian Solis)는 "BX에 있어서 단순히 창의성의 기준이 아니라 경험 체계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브랜드 설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총체적 경험
<경험 마케팅>의 저자 베른드 슈미트(Bernd H. Schmitt)는 인간의 심리적 양상을 근거로 하여 경험 차원을 감각(Sense), 감성(Feel), 인지(Think), 행동(Act), 관계(Relate)로 분류하였으며 경험 마케팅의 전략적인 기틀을 마련하였다.

- 감각 :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으로 감지하고, 미학적 즐거움에 자극을 받거나 동기부여를 받음
- 감성 : 컨셉으로 고객의 내적 감성과 정서를 만족시켜야 하며 호의적인 태도와 분위기 형성을 통해 고객이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설계 필요
- 인지 : 지성에 호소하는 경험 설계와 고객의 이성적인 인지력과 문제 해결에 부합하도록 설계하고 고객의 관심과 지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하는 경험 설계
- 행동 : 고객의 육체적 체험과 라이프스타일, 상호작용의 경험 설계를 하고, 고객의 소비패턴이나 트렌드에 능동적인 변화를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경험 설계
- 관계 : 이성적 자아, 타인, 문화와 연결된다는 믿음을 주는 설계, 자기 향상 욕구를 자극하는 BX 제공
이렇게 브랜드는 아이덴티티보다는 경험을, 단순히 한 가지 감각으로만 귀착되지 않고 여러 경험이 섞이고 과정과 결과가 함께하는 '총체적 경험' 이라는 것이다.
슈미트,경험적 그리드 모형, 경험 제공 수단 위치를 파악하는
또한 슈미트의 '경험적 그리드 모형'은 커뮤니케이션, 아이덴티티, 제품 외형, 브랜딩, 환경, 웹, 인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기업의 경험 제공 수단을 보여준다. 각 반응에서 어느 부분이 약한지, 그리고 어디를 보완해야할지를 파악할 수 있는 그리드 모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때 각 경험 반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최적의 경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감성으로 찾아내야 한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 웹/앱, 홍보물, 직원 등의 시각적 접점물에 대한 각 반응의 감성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고객경험 접근의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수단들의 시각적 요소가 인간의 감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할 수 있다면, 무형의 경험을 가시화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BX의 정의: 관계의 발전(bxd2 class)
BX디자인의 핵심은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느냐', '고객의 무의식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다. 경험으로 긍정적인 고객 감성을 줄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의 소구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무형의 경험을 시각 커뮤니케이션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규명할 수 있는 기틀로 작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BX디자인에 있어서 경험 속성에 따른 감성적 측면의 설계는 경험 가치에 핵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되므로, 이를 통한 기업들의 디자인 프레임워크 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김찬숙, 브랜드 경험 확장과 소비자와의 협력적 가치 창조를 위한 플렉서블 브랜딩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14 /김찬숙, 브랜드 경험(BX)에 대한 개념적 고찰, 브랜드디자인학연구, 2014, Leaf Van Boven and Thomas Gilovich, 2003, To Do or to Have? That Is the Question, envis precisely(2009), 김찬숙, A Study on Flexible Identity, 285p : 슈미트(1999)의 전략적 경험 모듈과 이론을 토대로 브랜드 경험의 개념재정리, 고용노동부(2019.06), 그레이 홀랜드(2013)의 경험사이클
명재영 BX디자이너
bxd의 리더
요약 BX디자인은 로고나 제품 외형을 만드는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브랜드 관련 자극과 소비자의 감각·감정·인지·행동·관계 반응이 만나는 모든 과정을 설계해, 브랜드 컨셉이 기억과 태도로 남게 하는 일입니다.
수학, 물리학 그리고 역사와 같은 지식은 차곡차곡 쌓이는 지식인 반면, 브랜드 지식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이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무의식 어딘가에 눈에 보이지 않게 저장 되어있는 것이고, 계속 비즈니스 환경과 트렌드가 바뀌어 그 지식이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 지식은 단순히 개념 용어를 많이 아는 것만으로 전략적인 사고가 불가능하다. 가장 현명한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길은 우선 최신 브랜드의 개념을 이해하고 많은 사례를 아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브랜드의 최신 개념인 '브랜드경험'의 개념을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원화된 브랜드경험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으며, 브랜드경험이라는 용어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응용되고 있음. 이 글에서는 디자인의 시각에서 정의되었다.)
과거 브랜드는 단순한 상징물이었다.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과 로고, 패키지, 캐릭터, 슬로건, 그리고 징글 등이 주요 브랜드 요소였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브랜드는 차별화와 정체성 부여를 위해 만들어지고 관리되었으며 소비자를 꼼꼼히 신경 쓰기보다는 기업의 상황과 전략에 의해 대량으로, 일방적으로 전달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브랜드는 자신만의 특화된 컨셉을 더 심도 깊고 치밀하게 브랜딩할 필요가 생겼다. 시장에서 초과 공급이 심해지고 브랜드가 넘쳐나자,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가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 홍수 속, 구매 만족을 느끼는 단계를 넘어, 정서적이며 심리적, 윤리적, 관계적인 만족을 요구하게 되었고 브랜드는 이러한 소비자 마음을 사기 위해 특화된 컨셉을 소비자와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브랜딩해야 했다. 한편 소비 트렌드가 ‘소유’보다 ‘경험’으로 변화했다. 우리네 먹고사는 환경이 많이 풍족해지면서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많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2003년 Leaf Van Boven와 Thomas Gilovich의 연구에서는 ‘경험’ 동반 제품 구매를 위해 돈을 썼을 때, 우리 만족도가 월등히 크다는 것을 증명하며 '경험'의 시대를 예측했다.
실제로 값이 나가는 옷이나 가방, 시계 등을 구매했을 때의 좋은 감정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반면 여행이나 문화생활, 배우기 위한 투자엔 만족감이 오래 지속된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소유 소비보다는 경험 소비와 관련된 게시물들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갑이나 자동차 사진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한 여행 풍경, 공연과 문화 등 경험에 대한 게시물에 좋아요가 더 붙는다. 여행자가 등산 중 컵라면 하나를 먹었다면, ‘라면 맛’ 자체보단, 아침부터 일어나 눈보라를 헤치고 정상에 오른 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뜨거운 국물을 들이마신 ‘행복한 추억’을 기억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소비자는 이제 더 이상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 자체보단 그 브랜드를 둘러싼 이미지와 경험을 기억하고, 원한다. 이는 인간의 '무의식'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은 외부의 정보를 99.99964% 무의식적으로 처리한다. 대뇌가 에너지를 아끼려다 보니 이렇게 많은 정보를 잠재적으로 처리하는 것인데, 그래서 이 무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의식을 다양하게 자극해야 기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대한 무의식적 정보처리의 영역에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양한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DNA가 요구하는 욕구 충족을 위해서 무언가를 구매하고 소비한다. 따라서 브랜드경험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잘 충족할 수 있는지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이때 메슬로우(Abraham Maslow)의 ‘욕구 단계 이론(Needs Hierarchy Theory)’에서도 알 수 있듯 브랜드경험은 욕구 단계를 미리 파악하여 감성적 만족을 이끌어내야한다. 특히 상위 욕구로 갈수록 어떠한 '경험'이 빠질 수 없다. 상위 욕구들, 예를 들어 자아 실현의 욕구나 심미적 욕구는 반드시 어떠한 체험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욕구의 충족은 감성적 만족에서 비롯하며, 오감을 통한 경험은 감성적인 만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시각'과 '청각'이 가장 강력한 입력 기관인데, 고객은 같은 조건에서 시청각적으로 심미적 만족을 주는 제품을 선택하며 그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느낀다. 즉, 커뮤니케이션이 잘된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긍정적 경험을 남기게 되며, 이러한 경험에 대한 감성적 만족은 곧 상위의 욕구 충족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에 실무와 학계는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이하 BX)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오늘날 초과공급과 브랜드 홍수 속에서, 먹고 사는 환경이 풍족해지고 소비자가 자신들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또 무의식의 세계가 중요해짐에 따라, 비즈니스는 과거 관점에서 벗어나야 했다. 브랜딩의 역할이 단순히 컨셉을 만드는 것(로고 디자인, 네이밍, 징글 등)에서 그 컨셉을 고객들이 실제로 체험하는 것으로까지 확장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 관련 자극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자극이 소비자의 주관적이고 내재적인 반응과 결합하면서 일어나는 과정과 결과를 아우르는 총체적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자사가 선정한 100대 브랜드의 성장률을 조사한 결과, '고객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BX의 설계가 성장의 가속 장치'라고 단언한 바 있다.
참고문헌: 김찬숙, 브랜드 경험 확장과 소비자와의 협력적 가치 창조를 위한 플렉서블 브랜딩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14 /김찬숙, 브랜드 경험(BX)에 대한 개념적 고찰, 브랜드디자인학연구, 2014
경험의 종류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험들은 크게 4가지로 나눠진다.
즉, 브랜드 경험은 단순히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품 특징이나 품질이 아니라 브랜드가 표방하는 '컨셉'을 경험하는 것을 뜻한다.
파인과 길모어(Pine& Gillmore)는 경험 경제 이론을 통해 앞으로의 소비자는 경험을 살 것임을 일찍이 예견하였다. 그들은 자사의 제품이 경쟁사들과 가격전쟁에 휩쓸려 범용품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험이라는 가치를 더하라'며 4가지 경험 유형을 제시했다.
경험 디자인 기업 UX - FLO의 그레이 홀랜드(Gray Holland)는 브랜드 경험을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고객 경험 (Customer experience)과 함께 이들의 관계를 경험 사이클(Experience Cycle)로 설명했다. 홀랜드는 “경험 영역은 UX, CX, BX 순으로 커지며, 각각의 경험은 상대방의 영역을 기반으로 해서 전체적인 경험 생태계를 형성한다”라고 했다.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은 각각 독립된 개념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산업 분야나 필요에 따라 두 용어를 혼용하기도 합니다.
디자인의 확장
이렇게 브랜드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오늘날 디자인의 패러다임도 덩달아 확장되었다. 비즈니스의 무게가 생산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소유에서 경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디자인의 흐름도 경험 디자인 중심으로 넓어진 것이다.
이제까지 디자인 생산의 목표가 아름답고 그저 최적화하는 것에 핵심 경쟁력이 있었다면, 수요자의 경험 가치를 최적화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 중시 현상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사용성이나 조형성 중심의 전통적인 방법과 더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고객을 다르게 공감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고객은 브랜드의 상품보다 상품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경험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필요에 따라, 브랜드가 확장되면서 디자이너의 활동영역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국가도 이러한 확장을 이해하고 시대에 맞게 개선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2019년 6월 산업 현장에 필요한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서비스 경험 디자인기사를 국가기술자격을 현장 직무에 맞게 신설했다. 국가가 나설 만큼 경험 관련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한편 세계적 기업혁신 전문가인 브라이언 솔리스(Brian Solis)는 "BX에 있어서 단순히 창의성의 기준이 아니라 경험 체계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브랜드 설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총체적 경험
<경험 마케팅>의 저자 베른드 슈미트(Bernd H. Schmitt)는 인간의 심리적 양상을 근거로 하여 경험 차원을 감각(Sense), 감성(Feel), 인지(Think), 행동(Act), 관계(Relate)로 분류하였으며 경험 마케팅의 전략적인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렇게 브랜드는 아이덴티티보다는 경험을, 단순히 한 가지 감각으로만 귀착되지 않고 여러 경험이 섞이고 과정과 결과가 함께하는 '총체적 경험' 이라는 것이다.
또한 슈미트의 '경험적 그리드 모형'은 커뮤니케이션, 아이덴티티, 제품 외형, 브랜딩, 환경, 웹, 인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기업의 경험 제공 수단을 보여준다. 각 반응에서 어느 부분이 약한지, 그리고 어디를 보완해야할지를 파악할 수 있는 그리드 모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때 각 경험 반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최적의 경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감성으로 찾아내야 한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 웹/앱, 홍보물, 직원 등의 시각적 접점물에 대한 각 반응의 감성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고객경험 접근의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수단들의 시각적 요소가 인간의 감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할 수 있다면, 무형의 경험을 가시화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BX의 정의: 관계의 발전(bxd2 class)
BX디자인의 핵심은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느냐', '고객의 무의식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다. 경험으로 긍정적인 고객 감성을 줄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의 소구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무형의 경험을 시각 커뮤니케이션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규명할 수 있는 기틀로 작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BX디자인에 있어서 경험 속성에 따른 감성적 측면의 설계는 경험 가치에 핵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되므로, 이를 통한 기업들의 디자인 프레임워크 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김찬숙, 브랜드 경험 확장과 소비자와의 협력적 가치 창조를 위한 플렉서블 브랜딩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14 /김찬숙, 브랜드 경험(BX)에 대한 개념적 고찰, 브랜드디자인학연구, 2014, Leaf Van Boven and Thomas Gilovich, 2003, To Do or to Have? That Is the Question, envis precisely(2009), 김찬숙, A Study on Flexible Identity, 285p : 슈미트(1999)의 전략적 경험 모듈과 이론을 토대로 브랜드 경험의 개념재정리, 고용노동부(2019.06), 그레이 홀랜드(2013)의 경험사이클
명재영 BX디자이너
bxd의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