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 더욱 불붙은 댄스 돌풍

[출처 - 스트릿 우먼 파이터2 공식 홈페이지]
전국에 댄스 돌풍을 몰고왔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시즌2로 돌아오면서 폭발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로그램 흥행과 함께 출연 댄서들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습니다. 우리가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와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명 연예인은 명품 브랜드와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브랜드로서 대중들에게 인지됩니다. 심지어 그들은 대중과의 직접적 소통을 건너뛴 채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 그 자체만으로 쉽게 충분한 브랜드 가치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충성고객
브랜드 가치란 무엇일까요.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은 커피 한 잔, 신발 한 켤레 뿐이지만 브랜드 경험을 통해 가지게 된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로 하여금 충성심 높은 팬을 자처하게 만듭니다.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첫날인 13일 오전, 국내 최대 애플스토어 ‘애플 명동’ 앞엔 매장 오픈전부터 100명 넘는 인파가 긴 대기줄을 이뤘습니다. 사전예약 구매자들과 현장 구매자들이 이른바 ‘오픈런’에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금지령 통할리가...中 아이폰15 오프라인 판매 첫 날 '오픈런' / YTN YouTube]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 ‘오픈런’ 대기 인원 수 70명 수준을 넘어서며 신제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시켰습니다. 이날 애플 명동 매장 오픈을 기다리던 구매자들은 오전 8시 애플스토어 직원들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매장에 들어서며 직원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이제 오픈런 현상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지닌 브랜드임을 증명하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증명하는 새로운 척도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열띤 브랜드 충성심이 간혹 도를 넘은 충성팬들은 구매행동으로 자신이 얻게 되는 직접적 효익이 없을지 언정 브랜드의 비전과 성장을 위해 소비합니다.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입장에서 이러한 브랜드 충성고객의 힘은 자극적입니다. 그러므로 강력한 팬 층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는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를 각인시키고자 노력합니다. 필요에 따라서 감성, 가치 등의 무의식 자산을 생산하기 위해, 더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자하기도 합니다. (출처: 국민일보 ‘아이폰15 첫 출시’ 애플 명동…100여명 오픈런, 임소윤 인턴기자)
신생 브랜드와 뉴페이스 연예인, 무엇이 다른가
그럼에도 수많은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티비에서 얼굴을 비춘지 한달도 채 안된 스우파 팀 베베의 리더 ‘바다’는 한달 만에 인스타 팔로워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브랜드보다 뉴페이스 연예인들이 더 큰 비용 혹은 더 파격적인 마케팅이 없이도 무섭도록 빠르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뇌과학으로 이해하는 휴리스틱

[출처 - Heuristics, investopedia.com]
우리의 모든 정보는 뇌의 해석을 거칩니다. 실존하는 사과는 뇌의 해석을 거쳐 신경 신호의 형태로 머리 속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이 해석의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정보의 조각으로 전체를 그리기도 합니다. 이 능력은 ‘왠지 내가 아는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일부분의 조각으로 전체를 예상한 것임에도 내가 전체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이러한 능력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부정적인 기억 속의 일부의 정보만 보고도 혹시라도 닥칠 수 있는 위험을 감지하여 미리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끔 돕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이러한 뇌과학 특성을 이용하여 더 쉽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왠지 내가 아는 느낌’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출처 – 에이스침대 공식홈페이지]
특정 상품/서비스를 소비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커피’하면 '스타벅스', ‘침대’하면 '에이스침대'를 순식간에 연상합니다. 이런 브랜드들의 비밀은 바로 ‘휴리스틱’, 다시 말해 ‘직관적 선택’에 있습니다. ‘휴리스틱’이란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휴리스틱(heuristics), 다른 용어로는 발견법(發見法)이라고도 명명하는 이 개념은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체계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보다 용이하게 구성된 간편추론의 방법입니다.
휴리스틱과 무의식 시스템
우리의 뇌는 크게 두가지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잠재의식 시스템과 의식 시스템이죠. 잠재의식 시스템은 자동시스템으로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가지며 뇌기능의 90% 혹은 그 이상에 관여합니다. 습관, 무의식적 행동, 생각의 연결, 자기 신뢰, 방어기제 등이 그 예입니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운전 중 앞차가 급정거하면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되고, 거짓말할 때 나도 모르게 머리를 만지작거리게 됩니다. 두번째 시스템인 의식 시스템은 수동 시스템으로 느린 반응속도와 정보처리 속도를 가지며 뇌기능의 10% 혹은 그 이하에 관여합니다. 우리는 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의식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예를 들면 신상 아이폰15 구매여부 결정, 이직여부 결정, 결혼여부 결정 등이 있습니다.
모든 의사결정에 두번째 시스템, 의식 시스템만 사용한다면 얼마나 합리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만일 우리에게 두번째 시스템만 사용하게끔 뇌를 프로그래밍한다면 단언컨대 우리는 불과 몇 초 내 시스템 과부화로 폭발하고 말 것입니다. 어렷을적 한번쯤 잠재의식과 의식을 설명하는 바다 속에 잠겨있는 커다란 빙하의 이미지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미지처럼 우리는 바다 위로 솟은 빙하의 일부, 단 0.1%의 뇌만 사용 중입니다. 99.9%는 빙하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뇌의 기능에 비해 터무니없이 한정적인 우리의 에너지 자원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뇌 시스템은 생존을 위해 두가지로 나뉘어 작동하도록 최적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위해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휴리스틱’을 자주 활용합니다. 간혹 이 사고/판단이 판단오류 혹은 판단편향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이죠.
휴리스틱과 브랜드, 그리고 브랜드 가치
당연히 기업에게도 생존이 우선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이 이 휴리스틱이라는 시크릿 키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소비자들이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한 잠재의식 시스템으로 휴리스틱을 작동시키게 되는 대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람’입니다. 인간은 모두 '사회적 동물'로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브랜드가 더욱 쉽게 소비자에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여야 합니다. 즉, 브랜드는 '사람'이라는 생소하지 않은 메커니즘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객과 상호작용하며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맺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곧 브랜딩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사람처럼 다가가기’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가진 수많은 브랜드들에 비해, 실제 살아있는 사람의 형상으로 매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보다 더 쉽게 브랜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어떤 특정 브랜드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지내는 가까운 사람"처럼 나에게 인식되고 있다면 그 브랜드는 매우 성공적인 브랜딩을 거쳐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르까프’의 비극적 결말, 브랜드 페르소나의 역할에 입각하여 분석하다

[출처 - DP Way 공식 홈페이지]
국내 신발 기업 1호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가 내수 부진 등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19년 1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30여년의 오래된 역사를 지닌 국내 장수 브랜드 ‘르까프’가 이런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자는 브랜드를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브랜딩에서의 ‘일관성’은 생명입니다. 집 앞 정육점 직원이 갑자기 우리집 거실에 앉아서 나를 반긴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쉽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중요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란 브랜드가 사람이라고 가정하여 만들어낸 가상인물입니다. 초반 브랜드 기획 단계에서 브랜드 페르소나를 잘 설정해 둔다면 이후 이루어질 모든 브랜드 경험이 이 브랜드 페르소나가 할 법한 행동인지 분별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브랜드 일관성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생활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는 1986년 올림픽 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순수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르까프는 80년대 후반부터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트렌드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부터인가 스포츠 브랜드로서 르까프를 찾는 소비자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수많은 실패 요인이 있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리브랜딩 과정 속 잘못된 타겟팅과 브랜드 정체성을 잘 녹이지 못한 일관성 없는 마케팅 전략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일관성 유지를 위한 브랜드 페르소나의 역할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케이스라고 보여집니다. “기존 3040에 치중돼 있던 타깃층을 2030으로 확대하고, 디자인 요소를 강화하며 배드민턴, 테니스, 트레일러닝 등 카테고리 선점을 통한 브랜드 정체성 강화가….” 당시 르까프 관계자 인터뷰입니다. ‘르까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지 못한 일관성 없는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습니다. ‘젊은 세대’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당시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던 ‘복고/레트로’ 트렌드에 편승, 브랜드 모델로 ‘이서진’을 선정하며 2016년, 30주년을 맞이하야 ‘Remember 1986’라는 슬로건과 함께 2000년대에 리브랜딩한 로고를 버리고 다시 오리지날 르까프 로고를 채용합니다.

[출처 - 베타뉴스 르까프, 이서진과 함께한 추억의 '광고대전' CF 화제, 박은선 기자]
유행에 편승한 몇 편의 광고 혹은 유명 셀럽을 통해 오래된 브랜드의 이미지를 ‘젊음’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무의식 자산을 정확히 인지하고 브랜드 페르소나에 입각하여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솔루션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르까프’의 페르소나의 부재를 보완하지 못하였기에 어떤 브랜드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없는 마케팅 전략은 무의미했습니다.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가 가진 아이덴티티 혹은 브랜드 이미지와 일관되게 소비자에게 경험될 때 모든 전략들은 비로소 합당한 설득력을 가지게 됩니다.
브랜드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명한 광고 전략가 데이비드 오길비는 “디너파티에서 내 옆에 아름다운 여자가 나에게 어떤 물건을 사야할 지 조언을 구할 때 그녀에게 대답하듯이 소비자에게 말하라”고 말합니다. ‘사람처럼 소비자와 상호작용하기’ 단계를 마쳤다면 이제는 소비자를 유혹할 차례입니다.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나도 모르게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어하고 그 사람을 더 알고 싶어하고 내가 먼저 그 사람을 찾게 됩니다. 대중이 아닌 내 옆의 그녀에게만 들려주는 고백처럼 그녀에게 이야기한다면 이 관계는 처음 본 매력적인 사람을 지나 가까워 지고 싶은 사람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백영옥의 [애인의 애인에게]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합니다.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일이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다는 것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 아마도 모든 브랜드가 지향하는 비전이 있다면 '소비자와의 결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 ‘행복’, ‘즐거움’ 등의 감성적 접근이 ‘구매’, ‘소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감정’ 요소를 브랜딩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이유는 명백히 존재합니다.
윤혜령 BX Designer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객의 니즈와 원츠를 분석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입니다.
브랜드와 고객의 보다 깊은 관계 발전을 도모하며, 브랜드만의 독보적인 무의식 자산을 디자인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E haery96@naver.com
Directed by bxd 명재영
#BX칼럼 #브랜딩 #브랜드페르소나 #뇌과학 #휴리스틱
돌아온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 더욱 불붙은 댄스 돌풍
[출처 - 스트릿 우먼 파이터2 공식 홈페이지]
전국에 댄스 돌풍을 몰고왔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시즌2로 돌아오면서 폭발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로그램 흥행과 함께 출연 댄서들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습니다. 우리가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와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명 연예인은 명품 브랜드와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브랜드로서 대중들에게 인지됩니다. 심지어 그들은 대중과의 직접적 소통을 건너뛴 채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 그 자체만으로 쉽게 충분한 브랜드 가치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충성고객
브랜드 가치란 무엇일까요.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은 커피 한 잔, 신발 한 켤레 뿐이지만 브랜드 경험을 통해 가지게 된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로 하여금 충성심 높은 팬을 자처하게 만듭니다.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첫날인 13일 오전, 국내 최대 애플스토어 ‘애플 명동’ 앞엔 매장 오픈전부터 100명 넘는 인파가 긴 대기줄을 이뤘습니다. 사전예약 구매자들과 현장 구매자들이 이른바 ‘오픈런’에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금지령 통할리가...中 아이폰15 오프라인 판매 첫 날 '오픈런' / YTN YouTube]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 ‘오픈런’ 대기 인원 수 70명 수준을 넘어서며 신제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시켰습니다. 이날 애플 명동 매장 오픈을 기다리던 구매자들은 오전 8시 애플스토어 직원들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매장에 들어서며 직원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이제 오픈런 현상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지닌 브랜드임을 증명하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증명하는 새로운 척도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열띤 브랜드 충성심이 간혹 도를 넘은 충성팬들은 구매행동으로 자신이 얻게 되는 직접적 효익이 없을지 언정 브랜드의 비전과 성장을 위해 소비합니다.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입장에서 이러한 브랜드 충성고객의 힘은 자극적입니다. 그러므로 강력한 팬 층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는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를 각인시키고자 노력합니다. 필요에 따라서 감성, 가치 등의 무의식 자산을 생산하기 위해, 더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자하기도 합니다. (출처: 국민일보 ‘아이폰15 첫 출시’ 애플 명동…100여명 오픈런, 임소윤 인턴기자)
신생 브랜드와 뉴페이스 연예인, 무엇이 다른가
그럼에도 수많은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티비에서 얼굴을 비춘지 한달도 채 안된 스우파 팀 베베의 리더 ‘바다’는 한달 만에 인스타 팔로워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브랜드보다 뉴페이스 연예인들이 더 큰 비용 혹은 더 파격적인 마케팅이 없이도 무섭도록 빠르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뇌과학으로 이해하는 휴리스틱
[출처 - Heuristics, investopedia.com]
우리의 모든 정보는 뇌의 해석을 거칩니다. 실존하는 사과는 뇌의 해석을 거쳐 신경 신호의 형태로 머리 속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이 해석의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정보의 조각으로 전체를 그리기도 합니다. 이 능력은 ‘왠지 내가 아는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일부분의 조각으로 전체를 예상한 것임에도 내가 전체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이러한 능력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부정적인 기억 속의 일부의 정보만 보고도 혹시라도 닥칠 수 있는 위험을 감지하여 미리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끔 돕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이러한 뇌과학 특성을 이용하여 더 쉽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왠지 내가 아는 느낌’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출처 – 에이스침대 공식홈페이지]
특정 상품/서비스를 소비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커피’하면 '스타벅스', ‘침대’하면 '에이스침대'를 순식간에 연상합니다. 이런 브랜드들의 비밀은 바로 ‘휴리스틱’, 다시 말해 ‘직관적 선택’에 있습니다. ‘휴리스틱’이란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휴리스틱(heuristics), 다른 용어로는 발견법(發見法)이라고도 명명하는 이 개념은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체계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보다 용이하게 구성된 간편추론의 방법입니다.
휴리스틱과 무의식 시스템
우리의 뇌는 크게 두가지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잠재의식 시스템과 의식 시스템이죠. 잠재의식 시스템은 자동시스템으로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가지며 뇌기능의 90% 혹은 그 이상에 관여합니다. 습관, 무의식적 행동, 생각의 연결, 자기 신뢰, 방어기제 등이 그 예입니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운전 중 앞차가 급정거하면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되고, 거짓말할 때 나도 모르게 머리를 만지작거리게 됩니다. 두번째 시스템인 의식 시스템은 수동 시스템으로 느린 반응속도와 정보처리 속도를 가지며 뇌기능의 10% 혹은 그 이하에 관여합니다. 우리는 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의식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예를 들면 신상 아이폰15 구매여부 결정, 이직여부 결정, 결혼여부 결정 등이 있습니다.
모든 의사결정에 두번째 시스템, 의식 시스템만 사용한다면 얼마나 합리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만일 우리에게 두번째 시스템만 사용하게끔 뇌를 프로그래밍한다면 단언컨대 우리는 불과 몇 초 내 시스템 과부화로 폭발하고 말 것입니다. 어렷을적 한번쯤 잠재의식과 의식을 설명하는 바다 속에 잠겨있는 커다란 빙하의 이미지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미지처럼 우리는 바다 위로 솟은 빙하의 일부, 단 0.1%의 뇌만 사용 중입니다. 99.9%는 빙하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뇌의 기능에 비해 터무니없이 한정적인 우리의 에너지 자원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뇌 시스템은 생존을 위해 두가지로 나뉘어 작동하도록 최적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위해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휴리스틱’을 자주 활용합니다. 간혹 이 사고/판단이 판단오류 혹은 판단편향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이죠.
휴리스틱과 브랜드, 그리고 브랜드 가치
당연히 기업에게도 생존이 우선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이 이 휴리스틱이라는 시크릿 키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소비자들이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한 잠재의식 시스템으로 휴리스틱을 작동시키게 되는 대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람’입니다. 인간은 모두 '사회적 동물'로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브랜드가 더욱 쉽게 소비자에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여야 합니다. 즉, 브랜드는 '사람'이라는 생소하지 않은 메커니즘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객과 상호작용하며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맺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곧 브랜딩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사람처럼 다가가기’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가진 수많은 브랜드들에 비해, 실제 살아있는 사람의 형상으로 매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보다 더 쉽게 브랜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어떤 특정 브랜드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지내는 가까운 사람"처럼 나에게 인식되고 있다면 그 브랜드는 매우 성공적인 브랜딩을 거쳐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르까프’의 비극적 결말, 브랜드 페르소나의 역할에 입각하여 분석하다
[출처 - DP Way 공식 홈페이지]
국내 신발 기업 1호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가 내수 부진 등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19년 1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30여년의 오래된 역사를 지닌 국내 장수 브랜드 ‘르까프’가 이런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자는 브랜드를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브랜딩에서의 ‘일관성’은 생명입니다. 집 앞 정육점 직원이 갑자기 우리집 거실에 앉아서 나를 반긴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쉽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중요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란 브랜드가 사람이라고 가정하여 만들어낸 가상인물입니다. 초반 브랜드 기획 단계에서 브랜드 페르소나를 잘 설정해 둔다면 이후 이루어질 모든 브랜드 경험이 이 브랜드 페르소나가 할 법한 행동인지 분별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브랜드 일관성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생활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는 1986년 올림픽 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순수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르까프는 80년대 후반부터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트렌드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부터인가 스포츠 브랜드로서 르까프를 찾는 소비자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수많은 실패 요인이 있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리브랜딩 과정 속 잘못된 타겟팅과 브랜드 정체성을 잘 녹이지 못한 일관성 없는 마케팅 전략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일관성 유지를 위한 브랜드 페르소나의 역할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케이스라고 보여집니다. “기존 3040에 치중돼 있던 타깃층을 2030으로 확대하고, 디자인 요소를 강화하며 배드민턴, 테니스, 트레일러닝 등 카테고리 선점을 통한 브랜드 정체성 강화가….” 당시 르까프 관계자 인터뷰입니다. ‘르까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지 못한 일관성 없는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습니다. ‘젊은 세대’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당시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던 ‘복고/레트로’ 트렌드에 편승, 브랜드 모델로 ‘이서진’을 선정하며 2016년, 30주년을 맞이하야 ‘Remember 1986’라는 슬로건과 함께 2000년대에 리브랜딩한 로고를 버리고 다시 오리지날 르까프 로고를 채용합니다.
[출처 - 베타뉴스 르까프, 이서진과 함께한 추억의 '광고대전' CF 화제, 박은선 기자]
유행에 편승한 몇 편의 광고 혹은 유명 셀럽을 통해 오래된 브랜드의 이미지를 ‘젊음’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무의식 자산을 정확히 인지하고 브랜드 페르소나에 입각하여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솔루션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르까프’의 페르소나의 부재를 보완하지 못하였기에 어떤 브랜드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없는 마케팅 전략은 무의미했습니다.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가 가진 아이덴티티 혹은 브랜드 이미지와 일관되게 소비자에게 경험될 때 모든 전략들은 비로소 합당한 설득력을 가지게 됩니다.
브랜드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명한 광고 전략가 데이비드 오길비는 “디너파티에서 내 옆에 아름다운 여자가 나에게 어떤 물건을 사야할 지 조언을 구할 때 그녀에게 대답하듯이 소비자에게 말하라”고 말합니다. ‘사람처럼 소비자와 상호작용하기’ 단계를 마쳤다면 이제는 소비자를 유혹할 차례입니다.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나도 모르게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어하고 그 사람을 더 알고 싶어하고 내가 먼저 그 사람을 찾게 됩니다. 대중이 아닌 내 옆의 그녀에게만 들려주는 고백처럼 그녀에게 이야기한다면 이 관계는 처음 본 매력적인 사람을 지나 가까워 지고 싶은 사람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백영옥의 [애인의 애인에게]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합니다.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일이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다는 것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 아마도 모든 브랜드가 지향하는 비전이 있다면 '소비자와의 결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 ‘행복’, ‘즐거움’ 등의 감성적 접근이 ‘구매’, ‘소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감정’ 요소를 브랜딩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이유는 명백히 존재합니다.
윤혜령 BX Designer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객의 니즈와 원츠를 분석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입니다.
브랜드와 고객의 보다 깊은 관계 발전을 도모하며, 브랜드만의 독보적인 무의식 자산을 디자인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E haery96@naver.com
Directed by bxd 명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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