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d] 쪼개다, 1분/1초 (이서연 BX디자이너)

Time is Money! 2024년과 분초사회


이미지 출처 'pixabay'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사회에서 시간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분, 초' 단위로 시간을 쓰는 분초사회가 대두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시간을 더 세밀하게 다루는 사회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시성비'란 단어는 시간 대비 성능을 의미하며, 이 분초사회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이전에는 가성비를 따져 많은 검색과 조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추세였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더 내더라도 시간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높아졌고 이는 시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시간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즉, Time is Money라는 영어 표현이 더욱 더 빛을 발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미지 출처 '와드'


물건을 구매하여 단순히 소유하는 소유경제에서 차별화 된 경험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험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이행되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힙한’ 장소를 방문하고 그 곳에서 차별화 된 독특한 경험을 하면서 인증샷을 남긴다. 이러한 장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며 심지어는 평일에도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게 되는 일명 핫플레이스가 된다. 하지만 분초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이 웨이팅을 가만히 둘 리가 없다. 이로써 등장하게 된 식당 예약 어플리케이션인 ‘캐치테이블’, ‘테이블링’은 소비자가 미리 해당 장소에 대기를 걸어놓을 수 있게 해 주며 대기를 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식당 앞에 마냥 서서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해야할 일을 수행할 수 있게된다. 더현대 서울의 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백화점은 층마다 설치 된 키오스크와 ‘현대식품관 투홈’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미리 원하는 식당의 웨이팅을 걸어두고 입장 알림이 오기 전 까지 고객들이 몰 안에서 자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이미지 출처 '똑닥'


이러한 예약 시스템은 당연히 식당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어플리케이션 ‘똑닥’의 등장으로 인해 병원 방문의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똑닥을 사용하여 병원에 직접 방문하기 전 원격으로 예약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좋은 병원을 찾으려 검색하는 시간과 병원 내에서 대기하게 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똑닥은 첫 서비스가 시작 된 2015년부터 2023년 8월까지는 무료로 운영되었으나 이후 유료화되어 매달 1000원, 연간 1만원을 납부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부정적 여론과 논란이 오갔으나 오전 9시 병원의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가도 이미 수십명의 대기자가 똑닥으로 예약되어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만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시간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캡쳐'


패스트 무비 또한 분초사회에서 주목받는 현상 중 하나로 영화나 드라마를 짧은 시간에 요약하여 결말까지 볼 수 있게 편집한 동영상을 말한다. 본방사수를 위해 방영 시간에 맞춰 텔레비전 앞에 앉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다양한 OTT 서비스나 유튜브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다시보기가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간을 더욱 아끼기 위해 패스트 무비를 이용해 2시간 짜리 영화를 단 20분 안에 감상하고 있다. 게다가 패스트 무비를 업로드하는 유튜버들이 작품에 대한 해석을 중간중간에 덧붙여주기 때문에, 관심 있는 작품에 대한 이해까지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부는 원 작품보다도 높은 조회수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캡쳐'


물론, 여전히 패스트 무비가 아닌 컨텐츠의 풀 버전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그들 역시 배속 시청을 통해 컨텐츠를 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압축한다. 2023년 7월 기준,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자사 VOD를 이용한 고객들 중 영화나 드라마를 배속으로 시청한 고객 비율이 39%에 달했으며 이 중 대다수인 29%는 무려 2배속 이상으로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필자 역시 러닝 타임이 긴 드라마나 영화를 집중해서 보는 것이 어려운 편이라, 평소 궁금했거나 너무 유명해서 안 볼 수가 없던 '오징어게임' 같은 작품들은 2배속으로 감상하는 등, 배속 시청을 즐겨 사용하고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스브스케이팝xINKIGAYO'


"시간이 안 기다려 준대. 치열하게 일하되, 틈틈이 행복도 해야 돼.”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노래 '팔레트'의 랩 부분을 개사하여 부른 가사이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며,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 안에서 최대 효율을 내며 잘 살아가는 방법이 계속해서 강조되고있다. 분초사회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휴식과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빠르고 촘촘하게만 살다보면 지치고 놓치는 것이 많을 것이니 말이다. 

가령 웨이팅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을 때 대기를 하며 그냥 쉬거나 머리를 비우는 대신 그 시간동안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은 없는가? 

패스트 무비와 배속 시청이 시간을 절약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나 작가가 의도한 세부적인 내용을 놓칠 때, 과연 우리가 그 작품을 온전히 감상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행복 또한 분, 초 단위로 나누어 끼워 넣어야만 하는 바쁜 현대 사회이지만 단순히 시간을 쫓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들속에서도 틈틈이 여유를 가지며 일상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2024년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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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BX Designer

서비스를 전공하여 고객이 원하는 바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목표와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고, 모두에게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