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d] 한중일의 감각 (최가영,한상준,이혜리 BX디자이너)


분초사회를 마주한 한중일의 적응 전략



시간의 가치는 항상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2024 키워드로 분초사회의 개념이 선정된 점에는 시간의 가치가 더욱 잘 느껴지는 외부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일텐데요. 두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보았습니다. 


2023년 ‘갓생’을 위한 자기계발 서적의 인기
2022년/2023년 연간 베스트셀러 10위 목록(교보문고 판매 기준) / kyobobook.co.kr
2023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트렌드 및 도서 판매 동향(예스24 판매 기준) / yes24.com


첫번째 관점

2023년 한국의 경제는 2022년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뜨겁게 변화해왔습니다. 이는 일정기간 ‘욜로’라는 키워드로 덮여있던 다수 사람들의 관점을 녹이고 갓생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나아가게 했으며, 나아가 분초 단위로 개인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일종의 행동 시스템을 유도하고있습니다. 첫번째 관점은 분초사회라는 키워드의 등장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 외부적인 현재 상태를 관망하고, 나아가 비교적 평등한 시간이라는 주요가치를 더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려는 의도에서 기인합니다.


두번째 관점

스마트폰이 인간의 인공의 신체로써 또 하나의 ‘뇌’, ‘손’과 ‘발’의 역할을 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 되었는데요. 이에 더불어 2023년 현재 AI 기술이 빠르게 제안되어 도입되고, 인간의 삶과 아주 자연스럽게 융합하고 있습니다. 손의 진화가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게 만들었 듯, 앞서 말씀드린 변화 역시 미세한 조정을 통해 분초단위로 우리의 행동을 컨트롤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우리의 사고 프로그램 또한 이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분초사회, 시성비라는 개념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 급속도로 다채로워지고 있는 일상생활 속 ’편리한 기술’ 들은 소비자들에게 현상을 뚜렷하게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세계적으로 관찰되고있습니다. 우리와 비교적 유사한 사회 현상과 경제 상황을 겪어 나아가고 있는 이웃나라 중국, 일본에서는 각각 ‘란런경제’(게으른 사람을 위한 경제), ‘타이파’(타임 퍼포먼스)라는 키워드로 본 유사 현상을 설명하고있는데요.

우선 중국의 ‘란런경제’란 2014년 미국에서 등장한 Lazy Economy라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합니다. Lazy Economy는 특히 중국의 사회적 흐름과 결이 잘맞아 2021년 기준 란런경제 3.0 버전이 나올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가지며 중국 경제에 대한 대표성을 가지는 키워드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기술 발전의 심화와, 물질적 과잉으로의 전환이라는 두가지 주요 변화를 겪으며 정신적, 심리적 편안함에 대한 수요가 더욱 주목받게되며 ‘게으름’이 일종의 체험적, 경험적 소비의 형태를 추구하게 한다는 개념입니다.


란런경제 발전 과정 / 2020-2021 중국인공지능계산력발전평가보고


위의 도표에서는 탕핑족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일부 세대들의 관점이 어떤식으로 변화하는지 , 한 세대를 아우르는 기조가 어떤식으로 변화할 지에 대한 실마리도 일부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귀찮음, 불편함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것으로부터 시작해서, 효율적으로로 시간을 관리하고, 시간과 돈이라는 자산의 가치를 분배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느껴집니다.

cf. 탕핑족 : ‘열심히 노동을 해도 대가가 없는 중국 사회의 노동 문화에서는 최선을 다해 눕는게 현명하다’ 라는 관점을 가진 중국의 일부 세대



58 따오지아_집청소, 미용, 이사, 보모, 집안수리, 꽃 배달, 집안 가전 제품 청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 ech.china.com


특히 중국은 주로 가정생활, 실생활에서 간편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며, 여가시간를 최대한 활용하기위해 효율적인 소비 경험을 추구하며 이 경험에서 느낄수있는 심리적인 요인을 중요시합니다. 

효율적인 소비경험 추구현상의 확장으로 서비스 플랫폼들은 디지털화를 추진해 소비자의 간편하고 효율적인 경험을 위해 노력합니다. 요즘 중국의 젊은이들은 짧은 여가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실시간, 경험 소비체험을 추구하며 이 과정에서 체험감과 심리적인 요인을 중시합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는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채팅 기능 ‘알리왕왕’을 도입하여 채팅을 통해 빠르게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시간을 아껴쓰고 효율적인 구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리왕왕_타오바오 판매자와 실시간 채팅을 제공하여 가격흥정, 재입고여부, 배송예약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게으름이란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의 단어가 아닌 도시화된 삶에 적응한 효율적인 행동 양식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가지며, 이 게으름이 결과적으로 중국 경제에 활력을 넣고있는 다소 모순적이지만 필연적인 상황이 현재에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타이파’란 2022년 사전 출판사 산세이도에서 선정된 올해의 키워드로 타임 퍼포먼스의 줄임 표현입니다. 우리식의 표현인 시성비와 거의 동일한 표현인데요. 등장 배경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한 이유입니다. 일평생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온 Z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환경 속 새로운 변화에 대한 발빠른 적응 능력이 일종의 내재된 생존 전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보수집, 식품섭취 부문에서 타이파 니즈를 충족시키는 일본의 서비스들 책 10분 요약 서비스 flier(플라이어) / flierinc.com 완전영양 간편식 브랜드 nosh(내쉬) / nosh.jp


일본의 경우 다양한 부분에서 이런 타이파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가 세분화되어있는데요. 일례로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을 아끼고자 충분한 영양소가 강조된 인스턴스 브랜드 식품을 섭취하거나, 근무 휴식시간 짬을 내어서 사무실 복장으로 운동하는 운동인이 늘었다는 점은 한국에 적용해도 별 이질감이 없는 형상입니다. 

한국과 비슷하게 시성비를 중시하는 일본에서도 시간대비 실패없는 소비를 지향하는 경험적 소비양식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와코루는 3D 바디 스캐너와 AI 판매직원을 결합한 콘셉트 매장인 '3D Smart & Try'를 오픈했습니다. 소유의 경제에서 경험경제로의 페러다임 변화와 연관이 있습니다. 고객들은 단순한 소비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추구하며, 소비에 대한 시간을 줄이고 실패없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고객의 신체를 3D로 스캔하여 맞춤형 속옷을 추천하는 와코루 3D smart & Try 매장/ dcross.impress.co.jp



한국의 분초사회 역시 극한의 효율성과 쾌적한 경험적 소비를 지향합니다. 돈과 시간이라는 자산의 자치를 엄밀히 비교 분석하여 효율적으로 일의 능률을 향상시키며, 새로운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여 적용합니다. 다음 예시는 이런 사회 기조를 발 빠르게 도입한 한 회사의 정보가 수면위로 드러난 사례인데요.

                                           

토스는 회사에 심부름 꾼이 있나요? / teamblind.com

토스는 회사에 심부름 꾼이 있나요? 라는 블라인드 글은 바이럴되어 여러 SNS 커뮤니티에 확산되고있습니다. 정확히 '커뮤니티 팀'에 소속된 정규직인 CM(커뮤니티 매니저) 와 CP(커뮤니티 파트너)라는 업무 형태인데요. 개인의 능률 나아가 조직의 능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브랜드가 근무자들을 인터널 커스터머로 규정하고 근무시간과 여가시간을 규격화하여 결과적으로 ‘시간이라는 자산’을 풍요롭게 증대시켜 줍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업은 소비자의 ‘1분 1초’를 아껴주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요? 그 예시를 한국기업을 사례로 들어 소개해보겠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요. ‘개인화된 경험’, ‘편리한 소비환경’,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경험중심의 체험환경’을 상품 및 서비스에 반영해 제안하고 있습니다. 


WATCHA 내 취향에 딱 맞는 추천  / watcha.team 

예를 들어, 왓챠의 콘텐츠 추천시스템은 사용자의 시청 이력, 관심 키워드, 평점, 리뷰 등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각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여 즐거운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kakaobank 모바일 앱을 이용한 금융거래 / kakaobank.com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을 통해 계좌 개설, 입출금, 이체, 대출 등의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있으며,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두 기업사례 모두 시간을 응축시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원F&B의 ‘보성홍차’ 팝업스토어 / bokuennews.com

또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브랜드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한 예로, 동원F&B의 팝업스토어를 소개해보겠습니다. 동원F&B는 새로운 아이스티 ‘보성홍차’를 선보이면서, 원재료인 보성홍차가 재배되는 보성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구현해냈고, 다양한 이벤트와 시음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 경험과 체험적 요소를 함께 제공하여 소비자들은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분초사회’는 경제적 원인과 기술발전의 원인에 기인한 현상으로, 이미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경험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의 흐름을 세밀히 파악하여, 각 기업에 맞는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분초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며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과거보다 속도감 있는 시간속에 밀도 있는 삶을 추구하는 현상에 따라 경험 중심의 소비 문화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여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가영 BX Designer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로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합니다.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경험을 바탕으로, 트렌디하고 감도높은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E  y_om1021@naver.com 


한상준 BX 엔지니어(BX Engineer)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 학과를 졸업했으며, 소비자의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지식을 실용적으로 브랜드 경험 공정에 적용합니다. 브랜드와 소비자 간 견고한 연결고리를 형성시켜주며,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습니다. 

 E hahnsangjun@naver.com 


이혜리 

치밀하고 정교한 전략으로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찾아내고 섬세한 안목으로 디자인하여,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행복감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기획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 hrlee7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