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X고객 러브 스토리 (한상준, 안승미 BX디자이너)

세상에서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진곤 합니다. 이 과정은 아주 자연스러울수도 있지만 무척이나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우연을 통해 도달한 적절한 시공간에서 의도된 행위를 통해 사랑의 함의를 전달해야합니다. 이처럼 서로 호감이 가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일종의 기적일 수도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bxd class의 명재영 bx디자이너에 의하면 브랜드 역시 사랑을 하곤합니다. 바로 고객과요. 브랜드가 고객의 사랑을 갈구하고, 그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것 또한 일종의 기적입니다. 수많은 이야기를 쌓아야 비로소 일구어낼 수 있는 기적이겠지요. 이처럼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며 여러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는 각각의 단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bxd class에선 우리가 사랑에 빠져 연애를 진행하는 과정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머스타인’이 고안한 ‘연애 과정 3단계론’을 통해 단계별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연애욕구를 느끼고, 사랑을 갈망합니다. 그리고 대상을 물색합니다. 적절히 호감가는 대상이 선정 되었다면, 이 후 단계를 위해 만남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그동안 대상에 대해 상상하고 만남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합니다. 기대와 설렘 혹은 혹시 모를 실망에 대한 불안이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첫 데이트를 합니다. 우리는 대상의 외모, 향기, 그들의 말투와 목소리를 귀담아 듣습니다.(Stimulus) 그들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면(혹은 좋았다면) 우리는 몇번의 데이트 후 교재를 시작합니다. 이쯤되면 우리는 그들의 음성과 표정으로 출력되는 그들의 껍질 넘어의 내면에 접근합니다. 그들의 성격과, 습관 나아가 그들의 취향과 가치관을 알게됩니다.(Value) 연애의 안정기에 들어가면 이제 우리는 서로 맞춰가는 시기가 옵니다. 우리는 서로의 내면을 면밀히 검토하고 각자의 역할이 형성됩니다.(Role) 헤어짐을 결말로 하는 크고 작은 이슈가 없다면 이후 우리는 그들과 결혼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브랜드는 어떨까요?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우리들을 상상해 봅시다. 현대 소비 사회에서 대다수의 우리는 소비욕구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소비를 갈망하죠. 어떤 물건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떤것을 살지 생각해보고, 매장으로 향해 이 물건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격은 어떤지, 기능은 충실한지 포장과 설명서를 보며 확인합니다.(Stimulus) 그리고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합니다. 나아가 물건을 직접 사용하며, 그리고 브랜드와 함께하는 기억들을 만들어냅니다. 브랜드에 관심이 생기고 여러 매장을 방문하며, 수많은 리뷰들을 보고 브랜드를 사용하며 브랜드와 함께 경험을 합니다. 브랜드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화면넘어 브랜드 광고에 나오는 모델의 행동과 대사가 멋있다고 느끼며, 같은 물건을 사용하는 그들과 나를 동일시합니다.(Value) 이후 브랜드가 나의 삶에 한 객체로서 기능하고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제는 이 브랜드 없이는 삶이 불편해집니다. 대체할 수 없는 사용성에 영속됩니다.(Role) 명재영 디자이너의 말처럼 우리와 브랜드 간 사이가 천생연분이라면, 브랜드는 마치 좋은 연인처럼 자연스럽게 우리삶에 스며듭니다. 하지만 연인관계가 그렇듯 모든 관계가 완벽하진 않습니다. 이제 브랜드와 우리 사이의 사랑이라는 결실에 도달하는, 그리고 도달하지 못하는 여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S(Stimulus) 첫만남은 계획대로 되지않아

화장품, 특히 색조 브랜드의 성공은 '코덕'을 중심으로 한 팬덤 형성에 달려있어, 트렌드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2년 기준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28,015개, 제조업체는 4,548개로,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책임판매업체는 7.2배, 제조업체는 3.0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책임판매업체의 연평균 증가율은 24.6%로, 제조업체의 증가율(12.8%)과 생산액의 연평균 증가율(6.1%)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그러나 2022년 책임판매업체 중 실제 생산실적을 보고한 곳은 10,119개로, 전체의 36.1%에 불과합니다. 이는 2013년 48.8%였던 것에 비해 감소한 수치로, 책임판매업체 10개 중 6.4개는 실적이 없는 상태임을 보여주는데요. 이와 같은 상황은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지만,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는 비단 화장품 업계의 상황만이 아닌데요. 국내 창업기업 5년차 스타트업 생존율은 2020년기준 채 30%를 못넘기며, 1년내 사라지는 기업또한 25%나 됩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어떨까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생존율은 1년차 92.9%, 2년차 75.3%, 3년차 63.8%, 4년차 53.9%였으며, 이는 5년이내 절반이 사라지는 통계입니다. 마치 시장에 들어왔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못해 예선 탈락이 되어버린 것과 같은 상황인데요. 이처럼 브랜드의 성공은 마치 사람의 연애 과정과 흡사해요.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어야 매력을 느끼듯이, 브랜드도 마찬가지랍니다. 확실한 컨셉과 차별화가 있는 브랜드만이 소비자들에게 눈길(Stimulus)을 끌 수 있어요.



V(Value)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하지만 첫인상이 좋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죠, 명재영 BX디자이너의 말처럼 우리의 연애가 그렇듯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대감을 쌓아가며 가까워지면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게 되면 관계가 끝나버리게 되죠. 예를 들어, ‘퓌’ 브랜드가 더현대 서울에서 '퓌 립앤치크 블러리 푸딩팟'을 출시했을 때, 눈길을 끄는 키치한 디자인 덕분에 주목을 받았지만, 제품의 품질 논란이 발생하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더욱 문제가 되는 건 불량 제품에 대한 대처였어요. 환불 문의에 미숙한 대응으로 고객들은 더욱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코덕’들 사이에서는 불매를 외치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잃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이는 마치 첫인상이 좋았지만, 깊이 있는 대화에서 실망을 안겨주는 상대와 같은 상황입니다.

몇해전 논란이 있었던 뒷광고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화장품의 경우 직접 제품을 테스트해 볼 여건이 되지 않는 고객들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 정보와 후기를 찾아보고는 하는데요. SNS 채널인 유튜브, 인스타, 블로그 등지에서 유명 인플루언서의 브랜드 가치에 편승해 매출을 늘리려는 부정광고가 대거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진실된 듯 보이는 인플루언서의 제품 리뷰는 제품의 사양 및 평가에 대한 일부 고객들의 맹목적인 믿음을 일으키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확보했지만, 이후 제품과 리뷰가 다르다는 사실과 광고 제품이라는 것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과 브랜드에 등을 돌렸습니다. 마치 자신을 부풀린 대상의 내면적 민낯을 보고 배심감을 느끼는 상황과 같습니다.

소비자의 첫 자극을 이끌어내는데(Stimulus)에는 성공했지만, 진실성의 부재 때문에 가치를 제공하는데(Value)에는 실패한 브랜드들은 이처럼 겉과 속이 다른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브랜드중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나아가 신뢰를 주는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기란 조금은 어려운 일인데요. 다음은 이 모든 단계에서 통과하고 브랜드 소비자 간 관계까지 형성시킨 브랜드를 알아보겠습니다.



R(Role) 아무래도 사랑인가 봐

‘롬앤’은 마치 잘 맞는 연인을 만난 것처럼 팬덤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어요. 롬앤의 대표님은 롬앤의 성공 비결로 ‘팬들과 소통’을 꼽기도 했는데요. 이 브랜드는 10대와 20대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마치 연애에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요구에 부응하는 연인처럼, 롬앤은 고객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팬덤을 형성했죠. 그 결과, 소비자들은 롬앤을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자신이 키운 브랜드로 여기며 깊은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롬앤의 성공은 연애에서의 안정적인 관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롬앤은 고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과거에 단종되었던 제품을 재출시하는 등 고객들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합니다. 이는 연애에서 서로의 요구를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과정과 유사하죠. 결국, 롬앤은 '내가 키운 브랜드'라는 별명을 얻으며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들이 직접 색조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코덕 하우스 ‘코하’를 만들었는데요. 코덕들은 이곳에서 화장품 경험담을 풀고, 어떤 색조가 나오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이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롬앤이 돕는 끈끈한 관계 형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제조공장을 연결해주고 마케팅까지 도와주기도 하죠.

뿐만 아니라, 코덕들을 위한 공간인 사무실 컨셉의 ‘open office’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오피스를 통해 고객을 조금 더 가까이 만나고자 기획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열린 공간을 통해 롬앤이 일하는 방식과 어떻게 상품이 탄생하게 되는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롬앤이 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성공을 이어가는 것은 연애에서의 깊은 신뢰를 상징합니다. Z세대는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들이 직접 브랜드의 기획자이자 마케터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브랜드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마치 연애에서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처럼, 롬앤과 팬덤은 함께 브랜드를 키워나가며 서로의 가치를 공유합니다.


브랜드의 여정을 우리의 연애에 빗대어 분석해보았는데요. 정리하자면, 브랜드가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해요. ‘롬앤’의 성공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롬앤은 고객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팬덤을 형성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 개발로 깊은 신뢰를 쌓아가며, 단순한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를 넘어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특히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으로 작용했죠. 이처럼 브랜딩을 할 때에 어떠한 여정을 그려야할지 어려울 땐 bxd class가 하는 것처럼 우리의 연애를 생각하면 어쩌면 쉽고 간단해질지도 몰라요!



한상준 BX 엔지니어(BX Engineer)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 학과를 졸업했으며, 소비자의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지식을 실용적으로 브랜드 경험 공정에 적용합니다. 브랜드와 소비자 간 견고한 연결고리를 형성시켜주며,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습니다. 

 E hahnsangjun@naver.com 


안승미 BX 디자이너(BX Designer)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브랜드 기획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아우르며 고객 경험을 최적화하는 디자이너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합적인 고객 중심의 전략을 설계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E a7280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