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몇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이미지가 싫증이 나게 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갤러리화'합니다. 이 브랜드들은 '하나의 브랜드 철학'하에 있는 다양한 작품(시각 결과물)들을 전시하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만한 신선하고 다채로운 기법들을 활용하는데요, 이를 ‘원필라서피, 플루이드 스타일’(이하 플루이드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플루이드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우리 뇌에 브랜드가 자리 잡는 과정에 대하여 먼저 알아두어야 합니다. 경제활동에서 우리의 선택들은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데요. 독일의 신경 마케팅 분야 권위자인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은 ‘감정’이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요소라고 상정하고, 인간의 무의식 중추인 변연계의 활동을 세 가지 감정 시스템(균형 시스템, 자극 시스템, 지배시스템)으로 분류하여 ‘림빅맵’이라는 무의식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뇌(대뇌변연계)에 브랜드가 자리잡는 과정_젠틀몬스터를 예시로
그렇다면 앞서 소개해드린 '림빅맵'에 근거하여 제 머릿속에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가 자리 잡게 되는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젠틀몬스터에 대한 제 림빅맵에서 젠틀몬스터는 예술이라는 개념을 기점으로 창조성, 엉뚱함, 환상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세 가지 감정 시스템 중, '자극 시스템'을 활성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도표화하자면, 우선 우리는 항상 우리에게 느껴지는 개별적인 감정과 같은 ‘신호’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의식’이란 이러한 신호들이 신경세포의 연결망을 통해 동시에 동기화될 때 생겨납니다. 뉴런과 뉴런이 서로 연결되어 굳어지는 경우 즉 어떤 감정이 어떤 감정과 연결되거나 어떤 개념 혹은 관념이 서로 연결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란 다양한 소규모 연결망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신경세포들의 '슈퍼 연결망'입니다. 감정, 개념, 관념의 연결이 의식 수준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거대하거나 끈끈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를테면 '점화 효과'를 통하여 무의식을 자극하는 부분이 이러한 연결망을 끈끈하게 만드는 예시일 것 같습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젠틀몬스터 공식 웹사이트 gentlemonster.com
이를 토대로 젠틀몬스터에 대한 가상의 소비자 A, B의 림빅맵을 살펴보자면, 좌측의 A의 경우 젠틀몬스터 스토어 방문을 기점으로 젠틀몬스터가 우리 뇌 속에서 브랜드화된 경우, 우측의 B의 경우 제니와의 협업인 젠틀홈을 통해 젠틀몬스터가 브랜드화된 경우입니다. A의 경우 브랜드가 주는 예술, 환상 등의 감정을 기점으로 연결망을 형성하며 B의 경우 부드러움, 상상, 아늑함의 감정을 기점으로 좀 더 '균형 시스템'에 가까운 연결망을 형성합니다. 이렇듯 인간의 의식은 유동적이며, 개개인이 경험하는 브랜드 경험 또한 다르기에 브랜드의 ‘동기화 기점’, 인식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느끼는 감정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One Philosophy, Fluid Style과 미학적 기법
자, 이제 플루이드 스타일에 대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플루이드 스타일이란 브랜드를 관통하는 하나의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시각 결과물을 생성하는 디자인 스타일로, 브랜드의 디자인 결과물들이 시각적으로 일관적이지 않더라도 이것이 모인다면 하나의 브랜드다움, 하나의 철학을 명료화하는 수단이 됩니다. 브랜드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플루이드 스타일을 사용하는데요. 저는 플루이드 스타일에 대한 개별적인 방식들을 미학적 기법에서 착안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점묘법’을 통해 생각해 본 플루이드 스타일
점묘화의 작은 점들은 원거리에서 인식되면 '빛의 회절'이 발생하며 그림의 채도가 높아지고, 명도가 밝아지며 결과적으로 보다 다채롭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드는데요. 이를 브랜드에 적용하여 각기 다른 개별 시각물들의 합이 하나의 철학을 구성한다면, 브랜드는 결과적으로 다채롭고 명확한 하나의 그림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뉴진스 인스타그램 @newjeans_official / 위버스샵 weverseshop.io
점묘법을 사용한 뉴진스
‘뉴진스’의 경우 중앙의 이미지처럼 우리 대부분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개념적으로 인식 하고 있는 ‘레트로 아메리칸 하이틴 컨셉’을 통해 우리의 뇌 속에 이미 넓게 형성된 ‘노스텔지아’라는 관념, 그 자체의 한 부분을 자극합니다. 또한 뉴진스는 우측의 이미지와 같이 각기 다른 레트로 스타일의 만화 캐릭터를 사용하여, 동일한 2집 앨범을 두 가지 스타일의 버전으로 만들었는데요. 이를 통해 뉴진스는 좀 더 넓게, 다채롭게 관념을 자극합니다. 이렇듯 뉴진스는 노스텔지아라는 공통의 디자인 철학으로 묶인 굉장히 다양한 시각물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다양한 감정의 동기화 기점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 감정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통합되었을 때 뉴진스라는 브랜드는 점묘화와 같이 다채롭고 선명한 뉘앙스를 전달합니다.
‘콜라주 기법’을 통해 생각해 본 플루이드 스타일
피카소가 고안해 낸 콜라주 기법의 등장은 '그림'이 도상적인 재현 체계에서 벗어나, 상징적 기호로 인식되게 만든 하나의 중대한 사건으로 여겨집니다. 콜라주 기법은 현실의 재료를 이용하여 현실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여겨지며, 그림에 사용된 재료들은 형태와 색을 구성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각각의 생동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종합되었을 때 복합적인 하나의 철학을 만들어 냅니다. 이를 브랜드에 적용한다면, 브랜드 철학과 결이 맞는 다양한 상징 요소들을 브랜드와 결합하여 더욱 다양한 감정들을 자극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의 뇌 속에 고착시킬 수 있습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피치스 공식 웹사이트 peachesoneuniverse.com
콜라주를 사용한 피치스
이에 대한 예시로 ‘피치스’가 있습니다. 피치스는 ‘스트리트 카 컬쳐’라는 철학하에 영상, 패션,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여러 분야로 경계 없이 확장합니다. 피치스의 대표는 소비자가 자동차 영상 콘텐츠를 통해 피치스를 알게 된다면 브랜드는 ‘미디어 프로덕션’이 될 수 있고, 옷을 통해 알게 된다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될 수 있으며, 브랜드를 소비하는 방식에 따라 아이덴티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피치스는 수많은 협업 캠페인을 통하여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는데요. 피치스는 협업 관계의 브랜드가 기존의 소비자 의식, 무의식 단에서 자극하는 감정들을 협업을 통해 일부 가져옵니다. 대표는 이를 일종의 그로스 해킹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를테면 ‘AOMG’와의 협업에서 피치스는 콜라보 통하여 AOMG가 기존에 소비자에게 자극하는 감정 영역인 예술, 창조성이라는 상징을 자신의 브랜드에 붙이고 역으로 AOMG 또한 기존에 피치스가 자극하는 스포티함이 상징하는 가치를 브랜드에 붙입니다. 이렇듯 피치스는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각 결과물들을 생성하며, 브랜드의 철학과 상징을 보다 거대하게 구축해 나갑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피치스 인스타그램 @peachesoneuniverse
소비자가 피치스의 스티커를 자신들의 자동차에 붙이는 것이 문화가 되었듯이 피치스는 협업을 통해 여러 브랜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자신들의 브랜드에 붙이며 더 넓은 감정을 자극하고 브랜드가 가진 상징을 강화합니다.
‘몽타주 기법’을 통해 생각해 본 플루이드 스타일
몽타주란 쇼츠들의 연결/충돌 등의 결합으로 의미를 함축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기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법입니다. 근현대의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법으로, 좌측 이미지의 예시로 설명하자면,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의 남자의 이미지의 전후로 어떤 이미지가 삽입되느냐에 따라 이 연결된 씬이 의미하는 것은 각기 다릅니다. 이렇듯 각기 다른 기의를 가진 기표들이 결합되었을 때, 그 관계 속에서 또 다른 기의가 생겨납니다. 이를 플루이드 스타일로 브랜드에 적용한다면, 서로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조립했을 때 이미지의 결합과 충돌은 브랜드 서사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개별 수용자의 창조적인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 냅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젠틀몬스터 인스타그램 @gentlemonster
몽타주를 사용한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는 이런 몽타주 기법 중 '충돌 몽타주'의 기법을 일부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충돌 몽타주란 수용자의 창조적 수용을 전제로 두고 두 개 이상의 대비되는 이미지를 급작스럽게 전환, 충돌시켜 수용자의 인식에 개별적인 비약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예술작품’ 혹은 ‘시’가 수용자에게 의도를 전달하는 방법과 유사한데, 작품은 그 자체로 전체의 표현이 아니라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자극에 대한 부분적인 형상물이라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페이지 내의 이미지는 2023년의 젠틀몬스터 광고 영상들입니다. 영상들은 공통적으로, 오프라인 스토어의 키네틱 아트에서 이어져 온 ‘구조’와 ‘움직임’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인체의 ‘정적인 이미지’와 ‘동적인 이미지’의 극단적인 대비를 형성합니다. 이는 충돌 몽타주의 한 기법인 ‘율동의 몽타주’와 동일합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BOLD 컬렉션 팝업 광고 영상_젠틀몬스터 인스타그램 @gentlemonster
또한 젠틀몬스터는 동일 피사체에 대한 라이브 액션 영상과 3D모션 영상을 교차 대비하여 표현, 전개합니다. 다른 것을 넘어서 극단적으로 충돌되는 이러한 이미지들과 이를 개별적으로 인지하는 수용자 각자의 사고 과정을 통해 브랜드는 자의적으로 인식되는 ‘위어드 뷰티’라는 철학의 서사로 정교하게 강화되며, 추가로 이미지는 ‘생소화’됩니다. 이렇듯 젠틀몬스터는 은유적인 표현을 통하여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감정과 관념의 양을 논리적으로 정량화할 수 없는)우연성에 기인한 개별적인 연상 작용을 만들어 내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이 그렇듯 복합적이고 자의적인 심상을 불러일으킵니다. 결과적으로 젠틀몬스터가 의도한 '위어드함'은 수용자의 창조적 수용을 통해 풍부해지며, 브랜드의 이미지는 생소화 효과를 통해 신선해집니다.
종합적으로 '점묘법'은 브랜드 이미지를 다채롭고 선명하게 하며, '콜라주'는 브랜드에 추가적인 상징을 덧붙여 브랜드가 자극하는 감정의 영역을 확장하고, 나아가 산업 분야에 대한 확장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몽타주'를 통하여 수용자(소비자)의 자의적인 해석을 유도하고 개별적으로 인식되는 브랜드 가치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추가로 앞선 기법들을 활용하여 플루이드 스타일을 전개해 나갈 때에는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우선 하나의 철학의 단에서는 브랜드를 아우르는 대체 불가능한 명확한 철학을 만들고, 그 철학 안에서 언제 어디에서 동기화될지 모르는 지점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플루이드 스타일 단에서는 하나의 철학이 감당하는 감정 영역 안에서 소비자의 무의식에 이 지점들을 다채롭게 심어 두어야 하는데요. 나아가 개별적인 작업물에 대한 소비자의 자의적인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브랜드 입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유도할 수 있다면, 종합적으로 예술 작품이 가지는 아우라와 같은 강렬하고, 풍요로운 감정적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한상준 BX 엔지니어(BX Engineer)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 학과를 졸업했으며, 소비자의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지식을 실용적으로 브랜드 경험 공정에 적용합니다. 브랜드와 소비자 간 견고한 연결고리를 형성시켜주며,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습니다.
E hahnsangjun@naver.com
#브랜딩 #플루이드스타일 #뇌과학 #행동경제학 #림빅맵
최근의 몇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이미지가 싫증이 나게 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갤러리화'합니다. 이 브랜드들은 '하나의 브랜드 철학'하에 있는 다양한 작품(시각 결과물)들을 전시하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만한 신선하고 다채로운 기법들을 활용하는데요, 이를 ‘원필라서피, 플루이드 스타일’(이하 플루이드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플루이드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우리 뇌에 브랜드가 자리 잡는 과정에 대하여 먼저 알아두어야 합니다. 경제활동에서 우리의 선택들은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데요. 독일의 신경 마케팅 분야 권위자인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은 ‘감정’이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요소라고 상정하고, 인간의 무의식 중추인 변연계의 활동을 세 가지 감정 시스템(균형 시스템, 자극 시스템, 지배시스템)으로 분류하여 ‘림빅맵’이라는 무의식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뇌(대뇌변연계)에 브랜드가 자리잡는 과정_젠틀몬스터를 예시로
그렇다면 앞서 소개해드린 '림빅맵'에 근거하여 제 머릿속에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가 자리 잡게 되는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젠틀몬스터에 대한 제 림빅맵에서 젠틀몬스터는 예술이라는 개념을 기점으로 창조성, 엉뚱함, 환상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세 가지 감정 시스템 중, '자극 시스템'을 활성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도표화하자면, 우선 우리는 항상 우리에게 느껴지는 개별적인 감정과 같은 ‘신호’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의식’이란 이러한 신호들이 신경세포의 연결망을 통해 동시에 동기화될 때 생겨납니다. 뉴런과 뉴런이 서로 연결되어 굳어지는 경우 즉 어떤 감정이 어떤 감정과 연결되거나 어떤 개념 혹은 관념이 서로 연결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란 다양한 소규모 연결망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신경세포들의 '슈퍼 연결망'입니다. 감정, 개념, 관념의 연결이 의식 수준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거대하거나 끈끈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를테면 '점화 효과'를 통하여 무의식을 자극하는 부분이 이러한 연결망을 끈끈하게 만드는 예시일 것 같습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젠틀몬스터 공식 웹사이트 gentlemonster.com
이를 토대로 젠틀몬스터에 대한 가상의 소비자 A, B의 림빅맵을 살펴보자면, 좌측의 A의 경우 젠틀몬스터 스토어 방문을 기점으로 젠틀몬스터가 우리 뇌 속에서 브랜드화된 경우, 우측의 B의 경우 제니와의 협업인 젠틀홈을 통해 젠틀몬스터가 브랜드화된 경우입니다. A의 경우 브랜드가 주는 예술, 환상 등의 감정을 기점으로 연결망을 형성하며 B의 경우 부드러움, 상상, 아늑함의 감정을 기점으로 좀 더 '균형 시스템'에 가까운 연결망을 형성합니다. 이렇듯 인간의 의식은 유동적이며, 개개인이 경험하는 브랜드 경험 또한 다르기에 브랜드의 ‘동기화 기점’, 인식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느끼는 감정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One Philosophy, Fluid Style과 미학적 기법
자, 이제 플루이드 스타일에 대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플루이드 스타일이란 브랜드를 관통하는 하나의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시각 결과물을 생성하는 디자인 스타일로, 브랜드의 디자인 결과물들이 시각적으로 일관적이지 않더라도 이것이 모인다면 하나의 브랜드다움, 하나의 철학을 명료화하는 수단이 됩니다. 브랜드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플루이드 스타일을 사용하는데요. 저는 플루이드 스타일에 대한 개별적인 방식들을 미학적 기법에서 착안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점묘법’을 통해 생각해 본 플루이드 스타일
점묘화의 작은 점들은 원거리에서 인식되면 '빛의 회절'이 발생하며 그림의 채도가 높아지고, 명도가 밝아지며 결과적으로 보다 다채롭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드는데요. 이를 브랜드에 적용하여 각기 다른 개별 시각물들의 합이 하나의 철학을 구성한다면, 브랜드는 결과적으로 다채롭고 명확한 하나의 그림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뉴진스 인스타그램 @newjeans_official / 위버스샵 weverseshop.io
점묘법을 사용한 뉴진스
‘뉴진스’의 경우 중앙의 이미지처럼 우리 대부분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개념적으로 인식 하고 있는 ‘레트로 아메리칸 하이틴 컨셉’을 통해 우리의 뇌 속에 이미 넓게 형성된 ‘노스텔지아’라는 관념, 그 자체의 한 부분을 자극합니다. 또한 뉴진스는 우측의 이미지와 같이 각기 다른 레트로 스타일의 만화 캐릭터를 사용하여, 동일한 2집 앨범을 두 가지 스타일의 버전으로 만들었는데요. 이를 통해 뉴진스는 좀 더 넓게, 다채롭게 관념을 자극합니다. 이렇듯 뉴진스는 노스텔지아라는 공통의 디자인 철학으로 묶인 굉장히 다양한 시각물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다양한 감정의 동기화 기점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 감정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통합되었을 때 뉴진스라는 브랜드는 점묘화와 같이 다채롭고 선명한 뉘앙스를 전달합니다.
‘콜라주 기법’을 통해 생각해 본 플루이드 스타일
피카소가 고안해 낸 콜라주 기법의 등장은 '그림'이 도상적인 재현 체계에서 벗어나, 상징적 기호로 인식되게 만든 하나의 중대한 사건으로 여겨집니다. 콜라주 기법은 현실의 재료를 이용하여 현실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여겨지며, 그림에 사용된 재료들은 형태와 색을 구성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각각의 생동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종합되었을 때 복합적인 하나의 철학을 만들어 냅니다. 이를 브랜드에 적용한다면, 브랜드 철학과 결이 맞는 다양한 상징 요소들을 브랜드와 결합하여 더욱 다양한 감정들을 자극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의 뇌 속에 고착시킬 수 있습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피치스 공식 웹사이트 peachesoneuniverse.com
콜라주를 사용한 피치스
이에 대한 예시로 ‘피치스’가 있습니다. 피치스는 ‘스트리트 카 컬쳐’라는 철학하에 영상, 패션,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여러 분야로 경계 없이 확장합니다. 피치스의 대표는 소비자가 자동차 영상 콘텐츠를 통해 피치스를 알게 된다면 브랜드는 ‘미디어 프로덕션’이 될 수 있고, 옷을 통해 알게 된다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될 수 있으며, 브랜드를 소비하는 방식에 따라 아이덴티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피치스는 수많은 협업 캠페인을 통하여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는데요. 피치스는 협업 관계의 브랜드가 기존의 소비자 의식, 무의식 단에서 자극하는 감정들을 협업을 통해 일부 가져옵니다. 대표는 이를 일종의 그로스 해킹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를테면 ‘AOMG’와의 협업에서 피치스는 콜라보 통하여 AOMG가 기존에 소비자에게 자극하는 감정 영역인 예술, 창조성이라는 상징을 자신의 브랜드에 붙이고 역으로 AOMG 또한 기존에 피치스가 자극하는 스포티함이 상징하는 가치를 브랜드에 붙입니다. 이렇듯 피치스는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각 결과물들을 생성하며, 브랜드의 철학과 상징을 보다 거대하게 구축해 나갑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피치스 인스타그램 @peachesoneuniverse
소비자가 피치스의 스티커를 자신들의 자동차에 붙이는 것이 문화가 되었듯이 피치스는 협업을 통해 여러 브랜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자신들의 브랜드에 붙이며 더 넓은 감정을 자극하고 브랜드가 가진 상징을 강화합니다.
‘몽타주 기법’을 통해 생각해 본 플루이드 스타일
몽타주란 쇼츠들의 연결/충돌 등의 결합으로 의미를 함축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기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법입니다. 근현대의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법으로, 좌측 이미지의 예시로 설명하자면,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의 남자의 이미지의 전후로 어떤 이미지가 삽입되느냐에 따라 이 연결된 씬이 의미하는 것은 각기 다릅니다. 이렇듯 각기 다른 기의를 가진 기표들이 결합되었을 때, 그 관계 속에서 또 다른 기의가 생겨납니다. 이를 플루이드 스타일로 브랜드에 적용한다면, 서로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조립했을 때 이미지의 결합과 충돌은 브랜드 서사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개별 수용자의 창조적인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 냅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젠틀몬스터 인스타그램 @gentlemonster
몽타주를 사용한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는 이런 몽타주 기법 중 '충돌 몽타주'의 기법을 일부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충돌 몽타주란 수용자의 창조적 수용을 전제로 두고 두 개 이상의 대비되는 이미지를 급작스럽게 전환, 충돌시켜 수용자의 인식에 개별적인 비약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예술작품’ 혹은 ‘시’가 수용자에게 의도를 전달하는 방법과 유사한데, 작품은 그 자체로 전체의 표현이 아니라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자극에 대한 부분적인 형상물이라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페이지 내의 이미지는 2023년의 젠틀몬스터 광고 영상들입니다. 영상들은 공통적으로, 오프라인 스토어의 키네틱 아트에서 이어져 온 ‘구조’와 ‘움직임’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인체의 ‘정적인 이미지’와 ‘동적인 이미지’의 극단적인 대비를 형성합니다. 이는 충돌 몽타주의 한 기법인 ‘율동의 몽타주’와 동일합니다.
삽입이미지 출처_BOLD 컬렉션 팝업 광고 영상_젠틀몬스터 인스타그램 @gentlemonster
또한 젠틀몬스터는 동일 피사체에 대한 라이브 액션 영상과 3D모션 영상을 교차 대비하여 표현, 전개합니다. 다른 것을 넘어서 극단적으로 충돌되는 이러한 이미지들과 이를 개별적으로 인지하는 수용자 각자의 사고 과정을 통해 브랜드는 자의적으로 인식되는 ‘위어드 뷰티’라는 철학의 서사로 정교하게 강화되며, 추가로 이미지는 ‘생소화’됩니다. 이렇듯 젠틀몬스터는 은유적인 표현을 통하여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감정과 관념의 양을 논리적으로 정량화할 수 없는)우연성에 기인한 개별적인 연상 작용을 만들어 내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이 그렇듯 복합적이고 자의적인 심상을 불러일으킵니다. 결과적으로 젠틀몬스터가 의도한 '위어드함'은 수용자의 창조적 수용을 통해 풍부해지며, 브랜드의 이미지는 생소화 효과를 통해 신선해집니다.
종합적으로 '점묘법'은 브랜드 이미지를 다채롭고 선명하게 하며, '콜라주'는 브랜드에 추가적인 상징을 덧붙여 브랜드가 자극하는 감정의 영역을 확장하고, 나아가 산업 분야에 대한 확장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몽타주'를 통하여 수용자(소비자)의 자의적인 해석을 유도하고 개별적으로 인식되는 브랜드 가치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추가로 앞선 기법들을 활용하여 플루이드 스타일을 전개해 나갈 때에는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우선 하나의 철학의 단에서는 브랜드를 아우르는 대체 불가능한 명확한 철학을 만들고, 그 철학 안에서 언제 어디에서 동기화될지 모르는 지점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플루이드 스타일 단에서는 하나의 철학이 감당하는 감정 영역 안에서 소비자의 무의식에 이 지점들을 다채롭게 심어 두어야 하는데요. 나아가 개별적인 작업물에 대한 소비자의 자의적인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브랜드 입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유도할 수 있다면, 종합적으로 예술 작품이 가지는 아우라와 같은 강렬하고, 풍요로운 감정적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한상준 BX 엔지니어(BX Engineer)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 학과를 졸업했으며, 소비자의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지식을 실용적으로 브랜드 경험 공정에 적용합니다. 브랜드와 소비자 간 견고한 연결고리를 형성시켜주며,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습니다.
E hahnsangjun@naver.com
#브랜딩 #플루이드스타일 #뇌과학 #행동경제학 #림빅맵